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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남은 총선, 아직도 ‘룰’ 못 만든 與野

[포커스]7개월 남은 총선, 아직도 ‘룰’ 못 만든 與野

등록 2015.09.11 09:59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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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오픈프라이머리’, 野 ‘권역별 비례’ 각각 주장좀처럼 잡기 힘든 접점···선거구 획정도 ‘첩첩산중’이번에도 선거 임박해 ‘늑장 합의’ 과거 답습 우려

내년 차기 총선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선거에 적용될 ‘룰’을 여전히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각 정당과 내부 계파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선거구 획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막상 선거 직전 졸속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 vs 권역별 비례대표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각기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실시를 주창한 이래 이를 사실상 당론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전면적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직 후보를 선발할 때 일반국민이 직접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국민에게 인기 있고 명망 있는 인물을 제약 없이 후보로 영입하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5∼6개 정도의 권역으로 나눈 뒤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지역+비례)를 먼저 배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것으로, 전국 단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하는 현행 전국구 방식에 비해 지역주의 구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당은 각기 두 제도를 이미 당론으로 확정한 상태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국민공천제는 우리 정치의 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으로 다른 제도와 타협하거나 협상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서는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불가피하게 의석수가 증가할 가능성 등 여러 문제가 예측되고 있어 현 상태에서는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우리 정치의 망국병이라고 이야기하는 지역주의 타파보다 절실한 정치개혁은 없다”며 “정치의 발전을 바란다면 우리 당도 새누리당도 지역구도 속에서 누려온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1차적으로 잠재적 대권주자인 양당 대표의 입지와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다. 각각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뜻대로 선거제도를 개편할 경우 총선 이후 1년 반 만에 치러질 대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 모두 선거 개혁이란 측면에서 성공적인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는 데다 총선에서 ‘자기 사람’을 대거 입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메리트로 꼽힌다.

◇이미 기한은 넘겨···논의 주체도 ‘우왕좌왕’
선거구획정위원회는 획정 기준과 의원 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과 관련한 기준을 13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일찌감치 요청했다.

하지만 국회는 여야의 첨예한 공방 끝에 결국 획정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의원 정수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가 정해지지 않으면 선거구 획정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선거구 획정 작업은 기존 지역구를 분구하거나 통폐합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비례대표 의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회는 선거구획정위를 국회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선관위 산하에 두고 획정안에 대한 국회의 수정을 차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회가 선거구 획정 기준 등 제 할 일을 시한 내에 못 마치면 선거일 5개월 전인 11월13일까지 내년 총선 규칙도 정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각 당이 선거제도, 의원 정수 등과 관련해 내부 의견을 수렴한 뒤 광복절 이후에 전체회의를 소집하려고 한다”고 말해 기한 내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새정치연합은 여전히 ‘적전 분열’ 분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에 맞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직의원 평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 대표는 “한 정당이 특정지역 독점하는 선거제도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정치의 발전을 바란다면 우리 당도, 새누리당도 지역구도 속에서 누려온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문 대표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어떤 제도에 대해서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가르마를 타는 식으로 해서는 공정한 토론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선거 직전 ‘극적 타결’ 전례 반복되나
여야가 선거 제도는 물론이고 선거구획정도 타결하지 못하면서 결국 선거에 임박해서야 합의를 이룬 과거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국회는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을 밥 먹듯 어기는 일을 반복해왔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부랴부랴 선거구 획정안을 결정짓는 행태는 선거 때마다 이뤄졌고, 이번 역시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15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획정안이 선거일(1996년 4월11일)을 약 2개월 앞두고 당해 2월6일에야 공포·시행됐다. 16대 총선 때도 선거일(2000년 4월 13일) 두 달 전인 그해 2월16일, 17대 총선 역시 선거일(2004년 4월 15일) 한 달 전인 당해 3월 12일에 선거구 획정안이 간신히 처리됐다.

18대 총선 또한 마찬가지다. 당시 선거일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처리됐으며, 19대 총선도 선거일 한 달 열흘 전에 획정안이 공포된 바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문제는 여야 간 이해득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여야 지도부의 결단이 없는 한 정개특위에서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대표는 정개특위에서의 논의를 강조했지만 정치권 전반에서는 대표 간 협상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의 한 초선의원은 “결국 고양이 방울 달기가 될 공산이 크다”며 “활동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정개특위보단 여야 대표가 담판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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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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