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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개별접촉 보상 권유”

반올림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개별접촉 보상 권유”

등록 2015.09.16 10:30

수정 2015.09.16 14:22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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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조정위권고안 바탕으로 사내기금 조성한 것”

범노동인권시민단체(반올림, 참여연대 등)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앞에서 삼성의 일방적인 보상위 철회와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선율 기자<br />
범노동인권시민단체(반올림, 참여연대 등)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앞에서 삼성의 일방적인 보상위 철회와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선율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 백혈병문제해결을 위한 보상위원회를 발족한 것과 관련해 피해 당사자들과 충분한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집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삼성이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보상을 권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범노동인권시민단체(반올림, 참여연대 등)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앞에서 삼성의 일방적인 보상위 철회와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 제 3자 감시가 포함된 재발방지대책, 모든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고 독립적인 공익법인 설립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삼성은 지난 3일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보상위원회’를 발족해 조정위가 내놓은 공익법인 설립대신 1000억원을 사내기금으로 조성해 신속히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정위는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섭의 3주체인 삼성과 가족(가대위),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등이 참여해 만든 조정기구다.

조정위는 지난해 1월 초 교섭 3주체의 입장을 제출받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가진 후 7개월 뒤 보상, 사과, 재발방지책에 대한 구체적 권고를 담은 ‘조정권고안’을 발표했다.

이후 삼성에서 조정위의 권고안을 거부하고 2개월만에 보상위원회를 꾸리면서 나머지 협상의 주체인 가족(가대위)와 반올림 간에 의견충돌이 일어났다.

반올림, 피해자 가족들, 참여연대 등은 삼성이 제시한 보상위원회가 명확한 보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채 졸속한 보상안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합당한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반도체 공장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재발방지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산재인정은 커녕 거짓말만 하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반도체 공장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재발방지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산재인정은 커녕 거짓말만 하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조정위 권고대로 독립적 공익법인 설립해야

그 합당한 절차 중 하나로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공익법인(사단법인) 설립에 삼성 또한 동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올림과 피해자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독립적인 공익법인이 만들어져야 보다 더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제안한 보상위체제로 운영될 경우 출연금 1000억원의 지출 유무에 대한 투명성도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보상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반도체 공장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재발방지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산재인정은 커녕 거짓말만 하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종양 피해를 입은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씨도 “생계비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재발방지대책 수립과 제대로 된 사과가 더 시급하다”며 반올림과 충분한 대화를 하고 사회적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또 삼성이 보상위 구성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에게 보상위원회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란 반올림 활동가는 “최근 삼성이 직업병 피해자 동료들을 시켜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화해 ‘보상신청 대상에 들었는데 신청할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고 들었다”며 “피해 가족들은 억만금을 줘도 이미 만신창이가 된 몸이 되돌려지진 않는데, (삼성은) 돈으로만 사태를 수습하려고만 하는 것 같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를 비롯해 피해자 가족들 사이에선 삼성이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보상위원회를 구성하고 보상이슈만 부각시켜 사태를 급히 마무리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애정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 간사는 “삼성이 보상위를 왜 꾸리는지도 우리에게 충분히 이해시키지않고 일방적인 수용을 요구했다”며 “이러한 보상위는 삼성이 내놓은 요구안대로만 해결될 가능성이 높고, 졸속한 보상안으로 그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대위, 보상위 설립 찬성···조속한 보상해결 시급

반면 정애정 간사를 제외한 나머지 가대위는 반올림과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가대위는 지난해 9월 반올림에서 활동하던 유족과 피해자 대표 6명이 따로 떨어져 나와 만든 단체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상위 설립에 찬성하며 조속한 직업병 보상문제 해결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대위 대표 송창호씨는 “조정위안하고 삼성이 내놓은 보상위안과 비교했을 때 보상위안이 좀 더 나은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어 발족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씨는 “조정위가 내놓은 권고안인 공익재단이 설립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고 이뤄질지도 의문”이라며 “삼성과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서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미 보도된 대로 조정위권고안을 바탕으로 사내기금을 조성한 것”이라며 “합의없는 (보상위)발족은 아니고 가대위 쪽에서도 참여의사를 밝히는 자료를 냈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주 내로 보상 질병의 범위 등 세부 기준들을 확정할 전망이다.

한편 조정위원회는 오는 10월 7일 오후 2시 교섭 주체가 모두 참석하는 비공개 합동회의 방식으로 조정위를 열 예정이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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