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주진형 한화증권 대표 투자권유대행인 폐지 위법 논란

공정위 “불공정 행위, 사실관계 파악하겠다”

17일 국회 정무위원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의원들의 질의를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사진)가 투자권유대행인(투권인) 제도 폐지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화증권은 투권인 제도를 폐지하겠다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도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 행위로 보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주 대표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투권인 폐지와 관련해 해명했다. 한화증권은 투권인 제도를 내년 4월1일까지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간이 만료된 투권인들과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날 김을동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기업들이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고 있는데 한화투자증권은 이와 역행하고 있다”며 “주진형 대표 취임 이후 2174명이던 투자권유대행인이 현재 282명으로 90%나 줄었다”고 질타했다.

투권인은 증권사와 1대1 계약 관계다.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 것을 관례처럼 따른다. 증권사는 자율적으로 투권인 제도를 운영 중이며 이행여부 등을 결정한다. 보험사처럼 무기계약직에 가깝다는 것이 증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투권인은 펀드등 투자 상품을 팔면 수익을 나눠가진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투자금의 1%로를 회사와 3대7로 나눠가지는 구조다. 한화증권 투권인은 펀드 10만원짜리를 유치하면 1% 수수료 중 70%인 700원을 받는다. 1년 동안 받는 수수료가 8400원이다.

이날 국감에서 논란이 된것은 일방적인 해지다. 한화증권 투권인 위탁계약서에는 공정위 약관에 따라 ‘자동갱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계약서를 변경할때는 투권인과 서면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이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회사 임의로 계약을 변경하고 해지했다는 것이 이날 국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이다.

김 의원은 “공정위 약관심사팀에서는 해당 위탁계약서 자체는 약관이고 제5조1항에 새로 삽입된 제도 폐지 항목만 약관이 아니라고 통보했다”며 “담당부처에서 결정을 내렸는데 투자권유대행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해서 전원 해지하겠다는 상식 이하의 결정을 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주제성 투권인은 “한화투자증권의 투권인으로 영업활동을 하면서 몇 번의 자동 연장 계약이 이뤄졌다”며 “금융투자협회 표준약관에 따라 모든 증권사가 정한 준수사항을 위반할 때 계약 연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논란의 핵심은 투권인들의 신분이다. 주 투권인은 “보험설계사처럼 무기계약직으로 알고 있었고 특별한 금지사항을 제외하면 자동 계약되기 때문에 장기투자(영업활동을 하면서)를 유도해왔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계약 연장은 1년에 한번씩 한달 전에 진행하는 것으로 전세 계약이랑 같은 개념”이라며 “자동적으로 연장된다고 생각했다면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한화증권이 위탁 계약서상의 규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6개월간 3번에 걸쳐 계약서를 변경했다”며 “투자권유대행인에게 판매목표를 40%이상 올려서 1000여명 이상이 강제로 계약을 폐지한 것은 ‘강탈’이지 ‘경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문제점을 듣고 조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관련사항을 듣고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 위원장은 “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 하겠다”고 말했다.


최은화 기자 akacia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