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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권 뒤흔든 '메기'···초고성장 이끈 이승건의 뚝심

금융 금융일반 지배구조2024|토스

금융권 뒤흔든 '메기'···초고성장 이끈 이승건의 뚝심

등록 2024.12.02 08:0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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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 사업 실패 끝에 간편송금 서비스 시장 점령매년 투자 유치로 몸값 '쑥'···이 대표 지분율은 15%대계열사만 19곳···커진 외형 대비 낮은 수익성은 '숙제'

금융권 뒤흔든 '메기'···초고성장 이끈 이승건의 뚝심 기사의 사진

'토스' 앱을 금융권 간판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이승건 대표의 뚝심이 주목받고 있다. 모두가 우려했던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안정적인 지배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금융권 '메기'로 등장해 금융지주에 도전장을 낸 토스는 어느덧 10조원 이상의 몸값을 바라보게 됐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 앱은 국내 간편송금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일 평균 전자금융업자의 간편송금 규모는 7661억원으로 연 평균 30% 이상 급성장해왔다. 이를 고려하면 토스의 월 송금액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토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이미 191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민은행(KB스타뱅킹), 신한은행(신한쏠뱅크) 등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카카오뱅크를 앞서는 은행권 1위다. 토스뱅크는 은행권에서 가장 늦게 출범한 막내은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 2011년 이승건 대표가 설립한 비바리퍼블리카는 사업 초기만 해도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서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삼성의료원 전공의 시절 IT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 비바리퍼블리카를 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개발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울라불라', 모바일 투표 앱 '다보트' 등이 잇따라 실패했고, 아홉번째 사업인 토스 앱도 회의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토스가 내세운 송금서비스는 이미 대형 시중은행들이 독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조6000억원 수혈로 몸값 급성장···이 대표 지분율은 축소


토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지게 된 건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 덕분이다. 토스는 하나의 앱(슈퍼앱)에서 간편송금 및 결제, 주식투자, 보험비교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계열사별로 여러 앱을 제공했던 기존 금융지주들도 토스의 등장 이후 디지털 채널전략을 '원앱'으로 선회한 상태다.

토스 앱을 통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뱅크는 2021년 설립됐지만 2016년 출범한 케이뱅크와 고객 수가 비슷하고, 수신 잔고는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금융권 가운데 가장 편리한 앱을 내놓은 덕분에 국내 대표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토스의 지분 15.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비바리퍼블리카 설립 당시 이 대표의 지분율은 71%에 달했지만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지분율이 꾸준히 줄어들었다. 다만 5%가 넘는 지분율을 보유한 주주는 알토스 코리아 오퍼튜니티 펀드(8.55%)와 굿워터캐피탈(5.37%) 등 두 곳 뿐이다. 지속적인 지분율 감소에도 여전히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간편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토스의 초기 자본금은 5000만원이 전부다. 하지만 벤처캐피털(VC) 및 금융회사의 투자를 거치면서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한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자금을 수혈했다. 2014년 알토스벤처스가 1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시작으로 2015년 50억원, 2016년 265억원, 2017년 550억원, 2018년 1340억원, 2019년 1410억원, 2020년 2540억원, 2021년 4600억원, 2022년 5250억원 등이다. 이 기간 동안 토스가 투자받은 금액은 1조6015억원에 달한다.

설립 초기 40억원에 불과했던 토스의 기업가치는 매년 대규모 투자 유치를 거쳐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3분기 기준 토스의 자본총계는 8580억원에 불과하지만 원앱에 탑재된 금융서비스 제공범위가 넓어 월등히 높은 몸값이 책정됐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금융권 뒤흔든 '메기'···초고성장 이끈 이승건의 뚝심 기사의 사진

이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토스는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외형을 키워왔다. 2018년 토스인슈어런스, 2020년 토스페이먼츠, 2021년 토스증권, 2021년 브이씨앤씨(타다) 인수에 이어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토스뱅크와 토스플레이스까지 출범했다.

현재 토스가 거느린 계열사는 19곳에 달한다. 토스뱅크에 대한 지분율(28.4%)은 은산 분리 규제로 30%를 밑돌지만, 토스증권과 토스페이먼츠의 지분은 각각 94.2%, 58.5%씩 확보하고 있다.

토스의 사업은 크게 컨슈머서비스 부문과 머천트(가맹점 서비스) 부문으로 나뉜다. 컨슈머 부문은 토스증권과 토스코어(간편송금 서비스)로 구성되고, 머천트 부문의 수익은 토스페이먼츠가 거둬들이고 있다. 지분법으로 분류되는 토스뱅크의 수익은 영업외손익으로 잡힌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송금액 423조원을 달성한 토스의 간편송금서비스는 카카오페이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일 평균 전자금융업자의 간편송금 규모는 7661억원으로 연 평균 30%에 달하는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이를 고려할 때 토스의 월 송금액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토스가 지난 2020년 LG유플러스로부터 사들인 토스페이먼츠도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순항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앤트그룹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등 약 40%의 실질 지분을 확보하며 토스페이먼츠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토스페이먼츠는 앤트그룹이 보유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결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돼 해외직구 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외에도 모빌리티, 보험, 결제 관련 자회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브이씨앤씨(VCNC)는 토스 앱을 통해 택시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법인보험대리점GA)인 토스인슈어런스는 1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확보하는 등 외형을 키우고 있다. 결제단말기 사업을 맡고 있는 토스플레이스는 토스페이의 오프라인 결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토스는 금융경영 싱크탱크인 토스인사이트의 대표 자리에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앉히면서 금융권 내 입지를 더욱 확대했다. 금융권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손 대표는 금융위원장 후보 중 하나로 꾸준히 언급돼 온 엘리트 금융관료다. 금융권 안팎에선 손 대표의 합류로 토스의 시장 입지 제고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전략도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간편결제·페이먼츠 성장성 높지만 갈 길 먼 수익성


다만 가파른 외형 성장 대비 부진한 수익성은 숙제다.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토스페이먼츠는 점유율 확보를 위한 수수료 비용 탓에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스페이먼츠의 순손실액은 2021년 20억원에서 2022년 42억원, 2023년 65억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토스뱅크는 11월 말 현재 1150만 명의 고객 수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기준 수신잔액은 2022년 23조1445억원에서 27조6604억원으로 불어났고, 여신잔액도 7조1292억원에서 14조6994억원으로 늘어났다.

외형이 커지면서 2022년 3분기 1700억원대를 기록했던 순손실액은 올해 34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최근 5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 입지가 견고한 간편송금과 달리 간편결제(토스페이) 서비스는 업계 선두권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토스의 연간 간편결제 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네이버페이(43조5000억원), 카카오페이(25조5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토스페이의 연 평균 성장률(82%)은 20% 안팎인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토스뱅크는 올해 연간 흑자달성이 유력하고 토스인슈어런스도 보험상품 비교 플랫폼 출시와 맞물려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면서도 "결제사업과 페이먼츠는 구조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않고, 계열사별 경쟁력 확보 과정에서 대규모 비용 증가가 수반되고있어 수익성 창출과 자본 안정성 확보는 기업가치 제고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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