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테스나, 지난 2월 인수한 자회사 엔지온 흡수합병두산 DMI, 퓨얼셀파워BU 사업 양수해 수소 사업 강화시스템 반도체 웨이퍼·수소연료전지 사업 '강드라이브'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기존 사업구조 개편 무산 후 두 건의 양수·합병 작업을 진행했다. 주요 사업은 두산그룹이 영위 중인 수소연료전지와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분야다.
계열사별로는 두산테스나가 지난 2월 인수한 자회사 엔지온을 흡수 합병했다. 엔지온은 이미지센서 반도체 후공정 전문 기업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 합병예정일은 내년 2월 28일이다.
두산테스나는 지난 2002년에 설립해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그룹 계열사다. 테스트 사업은 보통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웨이퍼 단계의 테스트와 패키징 후 마지막 출하 전 테스트 등 총 2회 테스트를 수행하며, 두산테스나는 웨이퍼·패키징 테스트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매출 비중 대부분은 웨이퍼 테스트다.
두산이 반도체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데는 유리한 수요 덕분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산업은 전자·정보통신·자동차·항공우주 등 다양한 첨단 산업을 포함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데, 최근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응용제품시장이 커지며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경기변동에도 덜 민감하다. 반도체 사업은 통상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높지만,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시스템 반도체 설계사들은 제품들이 수요처에 의해 설계되고 적용되기 때문에 공급과잉의 우려도 낮다.
반도체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지난해 기준 두산테스나는 신기술·신제품 대상 연구개발을 적극 진행해왔다. 주요 과제로는 ▲하이패스 제품 반도체 ▲모빌리티 웨어러블 디바이스 터치 IC ▲스타일러스 펜 IC ▲MEMS 적외선 열영상 ▲메디컬 이미지 센서 등 총 다섯건의 반도체 시험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사측은 이를 통해 미래 경쟁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두산 퓨얼셀파워BU(FCP)의 사업 양수에 나섰다. 양사는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를 기반으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해왔는데, 이번 통합 작업으로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운영 효율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와 연료전지 핵심 기술 역량 및 연구개발(R&D) 인력풀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두산퓨얼셀은 기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인산형 연료전지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기술 확보를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다양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오며 관련 시장에 선도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는 수소경제의 밝은 성장세에 힘입어 선박용 연료전지와 모빌리티 파워팩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종선 DMI 대표는 이번 사업 양수를 두고 "각 분야별 전문성과 경험 공유로 신규 R&D 개발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PEMFC와 SOFC 기술을 기반으로 '토탈 수소연료전지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두산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최근 무산된 사업구조 개편에도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구조 개편안이 좌초됐다. 이는 양사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한 지 약 5개월 만에 무산된 것이다.
'주식매수청구권'도 변수로 떠올랐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것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이를 대안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에너빌리티 주가가 무려 18%가량 폭락하면서 사측이 높인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고, 실익이 사라지면서 결국 구조개편을 철회하게 됐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12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을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두산은 향후 사업 양수와 통합을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오래전부터 가스터빈 등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먹거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사업구조 개편은 무산됐지만,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친환경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한 만큼 향후에도 관련 분야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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