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전날 16일부터 17일까지(현지시간) FOMC를 열어 연방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했다. 전체 참석위원 중 찬성 9표, 반대 1표로 이같이 결정했다.
사실 회의 시작 전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는 미국 뉴욕 증시 등을 통해 감지된 만큼 ‘동결’로 인한 충격파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미 연준이 당초 전망대로 9월에 금리인상을 하지 않은 배경은 다소 간단하다.
연준 내부에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등이 물가인상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인상론자들과 물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않아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반대파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섰던 상황이지만, 후자 쪽이 결국 승리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FOMC가 끝난 직후부터 미국 안팎에서 제기된 금리인상론의 명분이 최근 들어 퇴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내 실업률이 5.1%로 하락하고, 주택경기 호조세도 지속되는 등 경기회복세가 완연했다. 때문에 연준이 지난 2008년 12월부터 유지해온 0∼0.25%대 초저금리로는 향후 물가인상 상승폭이 커질 경우 통제하기 힘들다는 논리가 득세했다.
하지만 최근 사이 국내외 경기 상황이 찬물을 끼얹으면서 힘을 잃고 말았다. 실제로 국내적으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 7월에 비해 1.2%에 그쳤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월보다 0.1% 떨어졌다.
게다가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이 고조된 이후 위안화 절하 등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신흥국들의 실물경기 위축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올라갔다.
때문에 중국발 쇼크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강달러 국면 조성으로 인한 한국 등 신흥국들의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금리인하 압박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마저 금리를 올릴 경우 대대적인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비등했다.
이 때문인지 미 연준은 이번에 ‘미국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자초한다’는 국내외 시선을 다분히 의식한 결론을 내렸다. 이는 미 연준 재닛 옐런 의장이 이번 성명서에서 “노동시장, 물가 지표, 물가상승 전망, 국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대목과 일맥상통한다. 미국 기준금리 정책에 따른 국내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일단 연준은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자국은 물론 글로벌에도 향후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파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으로 풀이 된다. 따라서 미국은 물론 한국 등 글로벌 시장도 이번 금리동결로 시간을 다소 벌게 됐다. 때문에 지난 8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로 인한 증시폭락 등의 사태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연준이 이번에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0.4%로 표시하면서 연내에 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재닛 옐런 의장이 이미 지난 5월부터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해왔고, 이번에도 그 시그널을 지속해서 내비치는 등으로 포기하지 않은 만큼 금리인상은 오는 12월로 잠시 미뤄졌을 뿐이라는 의미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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