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대표의 혁신은 이제 ‘허상’으로 드러났다. 새로운 개혁안은 독단적으로 빚어낸 결과였고 리더십은 이미 실종됐다. 심지어 자질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주 대표의 행보는 참담했다.
그동안 주 대표는 보수적인 증권업계를 바꾸기 위해서 누군가가 총대를 메야한다는 식이었다. 그의 추진력과 과감함에 업계에서는 다소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혁안들을 하나씩 추진할 때마다 내부적인 이상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불만들이 터져나왔지만 독단은 지속됐다.
지난달 한화증권 리테일본부 지역의 사업부장과 지점장 50여명이 주 대표를 찾아간 것은 증권업계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다. 보수적인 한국문화에서 대표가 추진하는 정책에 ‘항명’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직원들의 이같은 집단행동은 결국 ‘독단’이 빚어낸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다.
소통을 표방해왔던 주 대표의 실상도 하나 둘씩 드러났다. 주 대표는 취임 이후 열린 소통을 표방하면서 SNS, 주톡(주진형 토크, 자유롭게 임직원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 등을 통해 소통에 열린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왔다.
특히 주 대표는 언론 노출 자체를 싫어했고 주로 SNS를 통해 소통가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 조차도 ‘허상’이었다.
이번 집단 항명 사건을 토대로 본 결과 주 대표는 ‘소통’보다는 ‘통제’에 능숙했다. 지난달 25일 직원들이 서비스 시행을 재검토해 달라는 성명을 냈지만, 소통을 막기 위해 사내 인트라넷을 차단했다. 결국 사건은 외부에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주 대표의 자질과 리더십은 이제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투자권유인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 그리고 대규모 해고에 따른 단기적 실적 개선, 그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한화증권 대표보다는 구조조정전문가 역할 이상은 없었다.
주 대표는 6개월 뒤면 한화증권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실험정신을 밀어붙이고 있는 중이다. 허상이 벗겨진 상황에서도 실험을 마무리 해보려고 한다. 비판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도 ‘마이웨이’행보는 여전하다.
최은화 기자 akacia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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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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