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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한국서 사업하기 힘들다 판단”

[현대증권매각무산]오릭스 “한국서 사업하기 힘들다 판단”

등록 2015.10.19 18:49

수정 2015.10.19 19:14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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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딜·야쿠자 연계설 등 사실과 다른 주장·보도 실망자베즈파트너스와 이면계약 문제도 부담스러웠던 듯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 백기사로 나섰던 오릭스가 현대그룹 자구책의 일환이었던 현대증권 인수를 결국 포기했다.

그간 일본계 자금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공동인수를 추진했던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증권의 이면계약 논란, 오릭스-현대상선간 파킹딜 의혹 등에 시달리면서 인수에 대한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고 판단한 셈이다.

오릭스PE는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본사에서 현대증권 인수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철회를 결정함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오릭스가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한 배경에는 대주주적격성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공동인수를 추진했던 자베즈파트너스가 지난 2012년 현대증권에 투자할 당시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연7.5%의 수익을 100% 보장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면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모펀드(PEF)가 수익을 100% 보장받고 사실상의 대출업을 하는 것은 자본시장법상 위반 행위다.

이에 자베즈는 오릭스와 ‘주주간 계약’을 맺는 식으로 대주주 심사 대상에서 빠졌지만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이면계약이 사실로 확인되면 자베즈의 징계가 오릭스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요구한 자베즈파트너스와 맺은 주주 계약서 등의 서류제출을 미뤄온 이유 역시 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파킹딜 문제도 이번 인수 철회에 한 몫을 했다.

파킹딜은 지분 매각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 다시 되사오는 거래를 의미한다.

앞서 지난 6월 오릭스는 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으로부터 현대증권 경영권과 주식 22.56%를 6512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인수 자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현대상선이 총 2000억원을 투자하면서 경영권을 한동안 맡겨 놓는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김기식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9월 국감에서 “현대증권을 일본계 오릭스로 매각하는 계약은 진성거래가 아닌 합법을 가장한 파킹딜”이라며 “현대상선이 콜옵션 조건으로 오릭스 PEF에 참여해 일시적으로 지분을 파킹하는 형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4년 뒤 현대증권이 기준 주가 1만9000원에 못 미치면 지분을 되사는 콜옵션을 걸었으나 현대증권은 최근 5년래 이 주가에 도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며 “명백한 파킹딜인 만큼 금감원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현대증권과 오릭스간의 파킹딜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오릭스가 일본계 자금이라는 점에서 국내 5위 증권사인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오릭스가 일본계 대부업체로 야쿠자 자금 연관설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지속적으로 보도된 것이 이미지에 타격이 됐던 탓이다.

다만 오릭스는 이번 인수 철회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 언급은 피했다.

오릭스는 “지금까지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왜곡돼 보도돼 온 바 본건 거래 클로징 이후에도 일본계 기업의 한국 증권사 인수에 대한 악의적이고 배타적인 비난여론으로 인해 악영향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릭스의 투자금액 축소 및 다른 투자자의 참여를 통해 본건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들도 모색했으나 앵커 투자자인 오릭스의 투자금 축소에 따른 선순위 투자자 이탈이 우려됐다”며 “투자자의 신규 모집을 추진하는 경우 본건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돼 현대그룹이 구조조정의 적기를 놓치는 것을 우려해 현 시점에서 계약 해제를 결정하는 것이 LP들의 이익에도 부합하고 현대그룹과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오릭스의 인수 철회에 따라 현대증권의 매각 작업도 다시 리셋될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수 철회 관련해서 의사 전달을 받은 바는 없다”면서도 “인수 철회가 확정될 경우 현대그룹과의 논의를 통해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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