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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편’ 코드 맞춘 삼성-LG “잘 하는 사업 위주로”

‘사업 재편’ 코드 맞춘 삼성-LG “잘 하는 사업 위주로”

등록 2015.10.21 07:39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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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비주력 사업 부문 철수·주력 계열사 역량 강화에 방점지배구조 개편 마친 LG, 사업 효율성 강화 위주 작업 나설 듯

반세기 가까이 서로를 앙숙으로 부르며 살아온 삼성그룹과 LG그룹이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서는 공교롭게도 서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각 계열사에 대한 사업 구조 재편 작업을 부단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하게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고 LG그룹도 일부 계열사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을 단행하고 있다.

두 회사의 사업 구조 재편 과정을 잘 살펴보면 비슷한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접고 비슷한 업종의 계열사는 서로 합치며 잘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소재 생산 기능과 원천 기술력을 보유한 계열사로 몰아줘 항구적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 서로 같다.

삼성의 사업 구조 재편은 계열사 간 흡수 합병이 주를 이뤘다. 지난 2013년 12월 삼성SNS가 삼성SNS에 합병됐고 지난해 6월에는 삼성석유화학이 삼성종합화학에 합병된 뒤 한화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 계열사가 되면서 한화종합화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삼성SDI와 옛 제일모직(1954년 창업)이 삼성SDI라는 통합법인 아래 하나가 됐고 올해 9월에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가 우여곡절 끝에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LG그룹의 사업 구조 재편은 주력 사업의 효율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올레드(OLED) 특허 관리법인인 ‘글로벌 올레드 테크놀로지’ 지분을 확보했다. 이 법인은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자회사로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 19일에는 LG화학이 운영하고 있던 올레드 조명 사업을 LG디스플레이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올레드 테크놀로지’ 지분 매입과 올레드 조명 사업 양도에만 2163억원을 쏟아 부었다.

더불어 LG상사는 범LG가 방계 계열사인 범한판토스를 인수하고 이 회사를 통해 LG전자의 물류 자회사인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더불어 태양광 발전 계열사인 LG솔라에너지와 사업 환경이 중첩되는 건물 관리 전문 계열사 서브원을 최근 합병했다.

올해 진행된 LG의 사업 구조 재편은 모두 그룹 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입이 닳도록 지향해 온 구본무 회장의 메시지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이처럼 삼성과 LG 모두 경영의 효율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업 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계는 이들 기업이 앞으로도 비슷한 기조로 경영 혁신 활동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세부적인 방법은 조금 다르겠지만 경영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부단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발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의 핵심은 맥이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삼성과 달리 LG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이 지주회사인 ㈜LG를 중심으로 이미 오래 전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구조 개편보다는 사업 효율성 강화 중심의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낼 가능성에 무게가 높아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에 비해 사업 재편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LG가 앞으로 어떻게 나서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번에 진행된 올레드 관련 사업을 비롯해 LG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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