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로맨틱 코미디가 안방극장을 점령중이다. 이에 로코 흥행공식으로 불리는 망가진 여주인공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진다.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역변의 아이콘에 등극,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를 재입증했으며 SBS ‘애인있어요’를 통해 생해 첫 1인2역에 도전한 김현주 역시 곱슬머리에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제대로 망가졌다.
또 11월 방영을 앞둔 KBS2 '오 마이 비너스'에서 신민아 역시 팔등신 몸매를 숨기고 몸꽝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드라마의 재미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세 여배우들의 고군분투를 비교해봤다.
◆ 황정음은 예뻤다... 진정성+재미 다 잡았다
연기돌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브라운관에 우뚝 선 황정음의 뽀글머리 주근깨 폭탄녀 변신은 신의 한수였다. 그녀는 이 캐릭터 하나로 연기와 진정성 화제와 인기 모두를 잡으며 명실상부 톱배우로 자리매김했다.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황정음은 청순한 외모를 지닌 모범생 퀸카에서 폭탄녀로 역변한 김혜진역을 맡았다. 황정음은 못생긴척, 예쁘지 않은척 대신 과도하게 붉은 볼화장과 주근깨, 폭탄머리 그리고 촌스러운 옷차림까지 망가짐을 몸소 실천하며 ‘역변의 아이콘’에 등극했다.
황정음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는 첫 방송부터 빛났다. 못생겨진 외모는 차치하고라도 면접시험에서 낙방한 것을 감지한 후 “이번 판은 나가립니다”라고 흥얼거리다가 쓰레기가 날리는 비바람 속에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뛰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배꼽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에서 밝고 유쾌한 모습과, 애틋하고 짠한 모습을 오가며 활약했다. 섬세한 표정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변화를 탁월하게 소화해내, 시청자들이 ‘김혜진’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
이로 인해 지난 15일 방송된 9회부터 예뻐진 혜진씨 바뀌면서 변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이런 그녀의 활약에 힘입어 22일 방송된‘그녀는 예뻤다’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동일)은 17.7%를 찍으며 20%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부터 섬세한 감정선과 깊은 눈빛까지 담은 멜로연기로 극중 인물을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 황정음의 차기 행보가 사뭇 기대된다.
‘애인있어요’김현주가 생애 첫 1인 2역 연기에 도전, 국민 여배우다운 포스를 발산하고 있다.
◆ 김현주, 망가짐도 자신만의 색으로 승화
SBS 주말 특별기획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절망의 끝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를 30년 만에 만난 자매의 인생 개조기.
김현주는 지적이고도 우아한 카리스마를 발산한 기업변호사 도해강 역과 그의 쌍둥이 동생이지만 그녀보다 남루한 패션과 외모를 지닌 정의의 사도 독고용기 역을 감쪽같이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현주는 도해강과 독고용기라는 극과 극을 달리는 반전 외모 변신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더벅머리에 커다란 뿔테안경을 쓰고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분한 독고용기 역에서는 그동안 청순하고 발랄한 김현주의 모습을 감춘채 완벽하게 변신, 찬사를 받아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는 사고로 기억을 잃고 독고용기인 채 살아가는 해강의 또 다른 모습 역시 완벽하게 그리고 있어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는 상황.
이에 대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현주는 “1인2역으로 시작했을때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염려했다”라면서 “특히 인물의 감정선에 포커스 맞춰지지 않는것이 걱정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는 “1인2역 아니었으면 몰입도 컸지 않을까 고민했다. 어쨌든 기억을 잃은 해강이도 다른 해강이니 3역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다”라며 “세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니 그 수고를 인정해 줘 감사하다. 하지만 제 연기력을 칭찬 받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어느 역이든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해냄은 물론 보는 이들을 단숨에 압도하는 김현주의 망가짐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 신민아, 뚱보 변호사 변신 로코퀸 위용 과시하나
황정음이 얼굴로 망가짐을 제대로 표현했다면 원조 로코퀸 신민아는 뚱보 변호사로 망가질 예정이다.
신민아는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K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극본 김은지, 연출 김형석, 제작 몽작소)에서 가족 부양을 위해 고군분투 로펌의 변호사가 되지만 그로 인해 젊은 시절 얼짱·몸짱의 명성을 모두 헌납한 채 몸꽝 33살 노처녀가 돼버린 강주은 역을 맡았다.
‘오 마이 비너스’는 얼짱에서 몸꽝’이 돼버린 여자 변호사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트레이너인 남자, 극과 극인 두 남녀가 만나 다이어트에 도전하면서 감춰져있던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을 담는다.
외적인 모습이 아닌 내면의 모습까지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새로운 장르의 헬스힐링 로맨틱코미디다.
신민아는 ‘아랑 사또전’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과 전혀 다른 몸꽝 캐릭터로 변신한다. 무엇보다 팔등신의 우월한 기럭지를 가진 신민아가 몸꽝으로 변신한다니 방송가 안팎에서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지금까지 공개된 ‘오 마이 비너스’ 속 신민아의 모습은 청순한 교복 입은 모습뿐, 변신한 모습에 대해서는 비밀에 붙여져 있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만큼 제대로 망가진 신민아의 모습이 사뭇 기대된다.
K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는 ‘발칙하게 고고’ 후속으로 오는 11월 16일 월요일 첫 방송된다.
◆ 여배우들은 왜 망가질까
최근 안방극장에 출격한 여배우들이 유독 망가진 모습으로 변신하는 일이 빈번하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랄 텐데 그 이유가 뭘까.
지난해 로코의 새로운 역사를 쓴 tvN ‘고교처세왕’와 ‘연애 말고 결혼’ 에서 각각 이하나와 한그루는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과감히 망가져 호평 세례를 받았다. 이들이 연기적으로 망가지는 연기를 선보였다면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애인있어요' 김현주는 예쁜 외모까지 포기하고 온몸을 던져 망가졌다.
시청자들은 비록 망가지는 연기를 하고 겉모습은 못생겨졌지만 드라마의 캐릭터를 위해 노력하는 여배우들의 모습이 더 빛난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열연에 감정이입까지 되니 드라마에 절로 몰입할 수 있는 것.
바로 이전 점 때문에 내숭을 벗어던지고 화끈하게 망가지며 드라마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여배우들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유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mkho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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