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선방 전망과 달리 4분기 실적·어닝 쇼크 배제 못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쇼크가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들의 빅배스(대규모 손실 반영)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사우디 등 중동건설 시장 위축, 중국까지 개입한 환율전쟁, 미국 금리 인상 임박 등 세계경제의 흐름과 해외건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외생변수들이 동시다발로 한국 대형건설사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3분기까진 국내 주택실적 등으로 선방하는 업체가 적지 않겠지만, 중동 쇼크가 확산할 가능성이 큰 4분기엔 중동 등 해외건설 프로젝트 비중이 많은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실적이나 어닝 쇼크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건설업계 시각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업계 맡형격인 현대건설은 3분기 시장 컨센서스(평균 추징치) 을 상회하는 비교적 양호한 경영실적을 냈다.
현대건설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644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6%, 직전 2분기에 비해 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율은 5.6%로 작년 같은 기간과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개선됐다.
매출도 4조71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6% 늘었고, 순이익도 1630억원으로 전년동 기 대비 20.7%, 직전분기 대비 13.1%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사브(SARB) 해상원유처리시설 공사, UAE 원전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가 본격적으로 진 행되면서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분기에도 경영실적 호조세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저유가 타격에 따른 사우디 등 저유가 중동쇼크에 삼성엔지니어링 뿐 아니라, 현대건설 등 대형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가하락과 금융 문제가 해외수주에 악재가 되고 있으며 이는 당장 4분기 매출과 순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4분기 경영성적표가 저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대건설은 전체 매출액 중 해외건설 비중이 70%에 이른다. 그만큼 해외 변수나 쇼크에 민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은 타 국내 10대 건설사들 역시 우려감이 적지 않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중동지역 수주액을 보면 지난해 272억8164만2000달러에서 125억3244만9000달러로 반 토막 났다.
올해 상위 6개 건설사의 1~3분기 기준 해외건설 수주는 18조원이다. 2013년 41조원, 2014년 31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시공능력 1위인 삼성물산이 수주한 해외사업은 3조2000억원으로 올해 목표치인(10조2300억원)에 크게 못미친다.
저가수주로 따낸 공사 프로젝트는 부실화가 걱정이다. 대림산업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건설사들은 사우디에서 지난해 수천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원인은 저유가다. 돈줄이 마른 중동 국가들이 인프로 공사 발주를 내년으로 미루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마나 나오는 일감은 저환율 덕을 보고 있는 유럽업체가 저가로 가져가고 있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 우대정책을 펼치는 것도 운영비를 올려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해외 기업들에 공사현장 근로자 중 15%를 자국 국민으로 고용하도록 강제하면서 제3국 출신 숙련공이 대거 빠져나가 인건비가 크게 늘었다.
저유가 타격으로 중동국가들이 재정이 어려워지자 까다로운 계약이나 변경안을 느닷없이 제시하는 점도 해외 건설 여건을 팍팍하게 요인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선 발주량 감소 뿐 아니라 기존 진행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공기 지연 등으로 공사비 부담이 가중돼 사우디 주요 건설 프로젝트의 부실화에 따른 실적 악화까지 염려해야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