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FC’ 안정환 공동감독이 지난 6개월간의 소회를 전했다.
KBS2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이 지난 24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약 4개월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민국 축구계의 두 레전드 안정환과 이을용은 청춘FC의 공동감독을 맡았고 축구 미생들과 함께 예능을 뛰어넘는 기적의 순간들을 만들어 냈다. 두 감독은 좌절을 경험하고 가슴앓이 하던 축구 미생들을 보듬었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발전을 일궈냈다.
지난 19일 서울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청춘FC 선수들과 마지막 경기를 함께 했던 안정환 감독은 우선 “시원섭섭하다. 나는 돌아갈 곳이 있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아무쪼록 미래가 밝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좋아하는 축구를 통해 먹고 살면 좋겠다. 행복하게 축구 했으면 좋겠다. 오늘 흘린 땀은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춘들의 밝은 미래를 기원했다.
“안정환 감독님은 아버지, 이을용 감독님은 어머니 같은 존재”라는 선수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선수들을 마음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하며 “오히려 더 몰아쳤어야 했다. 훨씬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더욱 성장시켰어야 했는데 미안하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정환식 유머도 잊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만수르가 청춘FC를 인수해주기를 바랐다”고 웃음을 지어보인 안정환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갑부 구단주가 나타나 우리 아이들을 맡아주길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란 것을 알고 있다. 부디 많은 팀에서 축구 미생들에게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진짜 아버지와 같은 마음을 드러냈다.
강한 어조로 선수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청춘FC 선수들은 아직 열 계단 중 한 계단도 오르지 못했다. 이제 막 현관문을 열고 나온 거다. 많은 축구팀에 스스로를 보여주기 위한 준비단계였을 뿐이다. 앞으로 길고 긴 축구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 부디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겉으로는 냉철해보였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깊은 사랑을 가진 아버지였던 안정환.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거다. 잘 참아줬고. 잘했다. 대견스럽다” 그의 마지막 말에는 그래서 더욱 깊은 울림이 있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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