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6분기 만에 간신히 1%대로 진입하면서 최 부총리의 면이 다소 섰지만, 지속적인 잠재성장률 하락과 급증한 가계부채, 청년실업 등의 문제는 아직 안갯속이다.
수출성적표는 더 처참하다. 10개월째 마이너스 수출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10월 수출은 6년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이 오히려 3분기에 성장률을 끌어내릴 정도로 악화되고 있지만, FTA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 소비진작책으로 내수 끌어올렸지만···잠재성장률·가계부채·청년실업 문제는 안갯속
지난해 7월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한 뒤 지난해 3분기 이후 우리경제 분기성장률은 0.8%, 0.3%, 0.8%, 0.3%를 기록하면서 0%대를 벗어나지 못하다 올해 3분기 1.2%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추가경정예산, 개별소비세 인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등 모든 소비 진작책을 총 동원한 결과이고, 내년 급격한 소비절벽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3%대를 자신했던 올해 경제성장률도 2%대가 확실시되고 있다. 3%대를 지지했던 OECD도 최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7%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3.1%로 제시하면서 3%대 중반을 제시한 정부보다 낮은 수준의 성장을 예상했다. OECD는 또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현재 3.2%로 알려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20년에 이르러 1%대로 추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근본대책도 제시되지 못한 상태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보유한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0~2014년 3.6%에서 2020년 이후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0년 중반에 1%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사이 가계 사정은 더욱 팍팍해졌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73%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70.2%에서 올해 2분기 72.9%로 1년 새 2.7%포인트나 상승했다. 한은은 가계 대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11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오르면서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가계 체감도가 높은 농축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3%상승했다. 10월 양파 가격은 지난해보다 91% 급등했고 파(43.2%), 마늘(33.9%), 쇠고기(12.2%) 값도 크게 올랐다.
청년실업은 올해 6월 10.2%까지 올랐다가 9월 7.9%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7%대에 진입했지만 숙박, 음식점, 스포츠 등에서 고용이 주로 이뤄졌고, 아르바이트도 청년실업률에 제외돼 청년층에게 질 낮은 일자리가 늘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수출 최악···세계 교역량 둔화·저유가 속 FTA추진은 지지부진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한 수출도 최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10월 우리나라 수출은 15.8%급락하면서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수입도 16.6%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10개월 연속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고 있다.
수출과 수입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011년부터 이어온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올해 마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 교역량 감소와 중국 경기 둔화, 유가하락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이 최근 성장을 끌어내릴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3분기 경제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정부소비가 0.3%포인트, 정부투자 0.5~0.7%포인트, 민간소비 0.6%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올해 3분기에 0.7%포인트의 성장률을 깎아 먹었다.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25%에 달하는 만큼 향후 기업과 수출에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한중FTA 추진도 지지부진하다. 연내발효를 위해서는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 등에 최소 20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늦어도 11월 말까지 국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돼야 한다. 비준동의안은 지난 6월4일 국회에 제출됐다.
한편, 현행법상 선거 90일 전까지 공직을 내려놔야 출마가 가능하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1월 14일까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장관들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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