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15일 93번째 생일 맞아···신동주 주도로 가족모임경영권 분쟁 논의될 듯···신동빈 참석하면 3부자 대면신동주의 ‘재 뿌리기’로 면세점 잃은 것이 신동빈 참여 변수로
롯데가 서울 시내 면세점 수성에 실패한 가운데 오늘(15일) 생일을 맞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가족모임에 형제가 만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의 생일 등 한국에서의 행사나 모임은 신동빈 회장이 책임졌다. 또 장소는 보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이었으며 행사는 신동빈 회장의 주도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장악하면서 신동주 회장이 직접 부친의 생일을 챙기고 있다.
지난주 일본에서의 소송을 위해 일본으로 향했던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지난 14일 오후 6시3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부인 조은주씨와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도 이때 함께 귀국했다.
특히 신동주 회장과 동행한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는 “신동주 회장이 15일 신 총괄회장의 생일날 가족모임을 갖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 지난주에는 신동빈 회장이 참석해 롯데가(家) 3부자 회동이 성사될 것으로 보였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만날 수 없었으며 지난 서울대병원 문병 때도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얘기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동빈 회장이 참석한다면 사실상 롯데그룹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즉 이 자리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자연스럽게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와 경영권 분쟁을 둘이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또 신동빈 회장이 참석하면 형제의 어머니인 하쓰코 여사가 경영권 분쟁의 중재자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쓰코 여사는 일본 광윤사 지분을 20% 정도 보유한 주요 주주 중 하나로 어머니가 형제 중 한쪽 편을 든다면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해결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신 총괄회장의 생일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에게 악재가 겹쳤다. 우선 신동주 회장이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한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신동주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에 대해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일본 롯데와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과정에서 쓰쿠다 사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자신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더욱이 지난 14일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 신동빈 회장은 소공점만 수성하고 월드타워점을 잃게 됐다. 특히 이는 형인 신동주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된 것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패륜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에 달한 경영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두 형제는 지난달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게다가 신동주 회장이 면세점 심사를 코앞에 둔 12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제기를 밝혔다.
결국 신동주 회장의 ‘재 뿌리기’와 이를 포함한 경영권 분쟁이 이번 심사에서 월드타워점 탈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꼴이다. 여기에 면세점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독과점 논란도 한몫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신동주 회장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감정이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참석 역시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도 “아직 신 회장의 참석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동빈 회장이 참석한다면 자연스럽게 경영권 분쟁 사태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져 형제 간의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족모임이기도 하지만 어머니 등이 중재자로 나설 수 있고 형제가 직접 대면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5일 신동빈 회장의 등장 여부에 따라 롯데그룹 앞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하면서 형제 간의 감정이 깊어진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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