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조선업계 우등생에서 연말 문제아로 전락해양플랜트 부실에 채권단 지원금 받으며 기사회생수주잔량 세계1위···LNG선 경쟁력으로 재도약 나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조선업계 우등생으로 불렸지만 연말에는 문제아로 전락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대우조선이 내년에 불명예를 씻고 부활의 닻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대우조선은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고재호 전 사장의 연임 무산이 확정되면서 숨겨졌던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분기 영업손실 433억원을 기록하며 2006년 3분기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잘나가던 대우조선이 적자전환한 것만으로도 시장에서는 어닝쇼크로 받아들였지만 2분기는 더욱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무려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1조2171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늪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우조선의 몰락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반영을 늦춘 것이 원인. 그동안의 손실분을 인도를 앞두고 한번에 반영하면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 때문에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됐지만 아직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대우조선은 숱한 논란 속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손을 내밀어야 했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하고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대우조선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4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이사회에서 3조2000억원의 단기 차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이 적극 동참했다. 전체 임직원의 약 82.4%인 1만273명이 참여해 올해 임금협상에서 타결된 격려금 중 기준임금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상당수 직원들은 추가로 현금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채권단의 대규모 지원을 받은 만큼, 회사 구성원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전체 규모에 비하면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임직원부터 회사 조기 경영정상화에 힘을 모으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채권단이 지원키로한 4조2000억원의 단계적 유동성 지원을 결정한 후 첫번째 자금조달로 대주주의 경영정상화 의지는 재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출자전환이나 추가 유상증자가 추가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본격적인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은 이달 초 회사채와 기업어음 상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차입금을 문제없이 상환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본사 사옥을 비롯해 당산 사옥, 마곡지구 등 부동산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부동산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약 7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선업계의 현재 위기를 잘 넘기고 나면 향후 정상화에 이를 수 있는 기반은 닦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이 글로벌 수주잔량 1위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보유한 LNG추진선 및 LNG운반선 수주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대우조선의 실적회복도 기대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47척의 대형LNG운반선 중 35척을 수주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파리 기후변화 협약 등 규제가 강화될 경우 천연가스 추진 선박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며 대우조선해양이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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