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창립 후 49년 만에 이사직 물러나5000원→500원 액면분할···주주친화정책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톱 체제’가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주당 가액을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하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실장(사장)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소집한다고 7일 공시했다.
롯데제과는 1967년 당시 일본 ㈜롯데가 자본금 3000만원을 투자하는 형태로 설립된 회사로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징성과 함께 롯데제과는 현재 남아있는 롯데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 67개 가운데 54개 고리에 포함돼 있을 만큼 그룹에서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1967년 4월부터 지금까지 롯데제과 등기이사직을 유지해왔다. 현재 신 총괄회장과 롯데제과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신동빈 회장,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 신항범 전무다.
하지만 25일 롯데제과의 주총을 기점으로 신 총괄회장이 물러나게 된다. 롯데제과의 공시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자리에는 황각규 사장과 민명기 건과영업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 사장은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인 롯데제과에서도 손을 떼야 한다.
여기에 새로 이름을 올린 황 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다. 두 사람은 1990년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은 황 사장은 1995년부터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국제실을 팀장으로 일하며 그룹의 대내외 업무를 총괄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일본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승리로 일본을 장악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롯데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또 롯데제과는 주총에서 액면분할에 대한 안건도 상정했다. 롯데제과는 이날 공시를 통해 1주에 240만원을 넘나드는 자사주에 대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주당 가액을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쪼갠다는 계획으로 롯데제과 주식은 주당 240만원대에서 24만원대로 낮아지고 발행주식 총수는 142만1400주에서 1421만4000주로 늘어난다.
이는 롯데그룹의 주주친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진행 중인데 이번 액면분할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롯데제과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힘들다고 판단돼 임기 만료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액면분할에 대해서는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