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고 신산업 창출 7兆 투자하는데 전기료 인하까지 요구산업경쟁력 높이기 위해 전기료 인하보다 신산업 육성이 주요
전기요금 인하 여력이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산업계를 자극하면서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번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업경쟁력 회복을 위해 기업의 자발적이면서 정부의 지원이 가미된 신성장동력 육성이 주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계의 전기요금 인하 주장에 설득력이 낮은 이유다.
22일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보면, 2013년 기준 전기의 원가보상률은 95% 수준이다. 요금이 공급비용보다 낮다는 의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MWh 당 109달러로 OECD 평균 179달러보다 낮다.
이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3개 경제단체와 22개 업종단체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관계부처에 전달했다. 중국도 전기요금 인하 계획을 발표했고, 한전 매출도 지난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으니 요금을 내려 기업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요금을 1% 내리면 2900억원의 원가 절감이 가능해진다.
정부와 한전의 입장은 분명하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대로 적정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인사청문회에서도 전기요금의 연료비 연동제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전기요금 인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와 같다고 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전력요금 변화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오히려 산업용 전력요금이 현실화(인상)될 경우 에너지소비 왜곡문제 해결과 기업의 에너지효율 설비투자 체질개선으로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입비용 절감, 소비효율 증진 등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금까지 산업계가 저렴한 전력요금으로 인해 설비투자 결정 시 에너지효율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를 많이 쓰는 저렴한 설비를 사용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에너지효율을 고려한 기업의 설비투자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와 한전은 실질적인 효과가 미미한 요금인하보다 신산업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투자에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풀고, 신산업 창출과 주력산업 고도화 기술개발에 약 7조원의 자금을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전 등 공기업은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에 6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단순한 전기요금 인하조치보다 미래 신산업에 투자와 지원을 집중하는 정부와 한전의 방침에 동의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국내 산업경쟁력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제조업 부가가치 연평균 증가율은 1980년대 10%대에서 2000년대 5.8%, 2010년 이후 1.8%로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보고서는 산업경쟁력 회복과 지속성장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신성장동력 육성 ▲구조조정 ▲규제합리화 등으로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해 우리나라 수출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시장에서의 자율적 구조조정과 함께 신성장 산업 부문에서 규제개혁과 지원정책으로 미래 성장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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