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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혜교와 인간 송혜교 사이

배우 송혜교와 인간 송혜교 사이

등록 2016.04.25 07:34

금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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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사진=UAA 제공송혜교, 사진=UAA 제공



배우 송혜교와 인간 송혜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송혜교가 참석한 가운데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송혜교는 어느 누구보다 허심탄회한 말들로 자리를 빛냈다.

먼저 극중 파트너였던 송중기와의 호흡에 대해 "정말 재미있었다"는 말로 운을 뗐다.

"남자 주인공이 잘해 줘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송)중기가 매력있게 설레일 정도로 잘 해냈죠.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고 상대배우와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공했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송혜교가 연기했던 강모연은 기존의 김은숙 작가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여주인공과는 꽤나 달랐다. 이점에 대해 송혜교는 "작가님 덕분"이라고 전했다.

"미팅을 갖기 전에는 본래 강모연 캐릭터가 방송에서 보여졌던 강모연보다는 입체적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작가님을 만나뵙고 나서 작가님이 실제 제 성격을 보셨고 캐릭터 수정을 많이 하셨어요. 작가님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무엇보다 제 밝은 부분을 봐 주셨죠. 그래서 방송에서의 강모연 캐릭터가 탄생하게 됐어요. 덕분에 시청자분들도 강모연의 사이다 같은 면들을 속시원해 보실 수 있게 된 것이구요"

송혜교는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이후 약 3년만의 공백기간을 거쳐 '태양의 후예'로 시청자들 앞에 섰다. 그런 송혜교에게 '태양의 후예'는 어떤 의미일까.

"이 작품은 저에게 중요했었어요.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라는 마음으로 했죠. 묘하게 여러가지 감정들이 오가게 하는 작품이기도 해요. 저에게는 이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다른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해요"

송혜교는 작품을 할수록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드라마나 영화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기준이 되기 전에 전작보다 연기가 깊어졌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만족한다는 것.

"연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태양의 후예'를 통해)다시 깨달았어요. 앞으로도 (연기하는 것이)어려울 것 같아요. 어렸을 적에는 '쉽게 연기를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전혀 아니더라구요. 언제나 작품을 시작하면 긴장되고 떨려요. '어떻게 이 캐릭터를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스트레스도 쌓이구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에 관해서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다양한 장르에서 색다른 캐릭터로 만나고 싶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이 많죠. 하지만 여자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다양하지 않아요. 장르물, 스릴러물도 제안이 오긴 하는데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좋고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을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앞으로 만나고 싶어요. 다만 바람이 있다면 남자배우들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작품들이 많아지고 (캐릭터도)다양해진다면 '우리나라 여배우들에게도 이런 모습들이 있구나' 하실 것 같아요.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시는 분들이 그런 면에서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송혜교는 한류에 불을 지핀 장본인이다. KBS2 '가을동화'(2000)로 본격적인 한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잠시 꺼져가던 그 불길을 이번에 다시금 타오르게 하기도 했다. 송혜교는 자신의 위치에 대해 겸손하게 말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불을 지펴주고 잘 연결해온 것 같아요. 제가 아닌 우리나라 모든 한류 배우분들이 만들어 내신 것이죠. 그분들과 (한류를)이끌어나간다는 게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네요"

송혜교, 사진=UAA 제공송혜교, 사진=UAA 제공



배우 송혜교는 여러 사연을 갖고 있었고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송혜교는 인간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것에 있어서도 가감이 없었다.

현재 어떤 고민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은 없다"고 밝혔다.

"사실 작품이 끝나고 나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시달리기 때문이에요. 지금 멍해지는 타임이고 재정비를 해야 하는 시점에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고민은 없어요.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지내자' 하는 시간이라 할까요"

송혜교는 "웃음이 많다"라는 말로 자신의 성격을 표현했다.

"웃음이 많아 촬영을 하면서 NG도 많이 냈어요. 한번 웃고 잊어야 하는데 그건 것들이 잘 안되어서 스태프들에게 죄송했을 뿐이에요. (촬영을 잠시)쉬고 가야할 정도죠. 이상한 상황에 잘 꽂히는 것 같아요(웃음)"

내숭으로 똘똘 뭉쳐있을 것 같은 송혜교는 기자 회견 내내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보였다. 본인인 자신마저 그렇게 말할 정도.

"남성적인 성격에 가까워요. 그래서 여성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주위 사람들이 털털하고 말도 선머슴 같이 한다고 하더라구요. 이번에 강모연을 통해서 대리만족 했어요.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니까 성격만큼 못하는게 많았는데 틱틱대는 것을 연기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죠(웃음)"

송혜교로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에 대해 "별다른 것이 없지만 인간 관계가 좁다"라는 솔직한 말로 정리했다.

"어렸을 때는 친구가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았어요. 그러다 인간 관계가 좁아지게 됐죠. (제가) 어떤 짓을 해도 받아줄 사람을 찾게 되게 되더라구요. (연예인이라)조심하다보니 그런 결론이 나온 것 같아요. 그 외에는 똑같아요. 술 한잔 하고 여행 가고 짜증낼 때 친한 사람한테 화내고. 제가 단지 연예인이고 배우이고 그런 부분만 다를 뿐이지 제 또래 여자분들과 똑같아요"

또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을 얻었다고 했다. 달라진 건 그것 뿐이라며 말하면서도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선물 받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촬영으로) 사랑을 얻었어요.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친구가 많이 생겼죠. '좋은 사람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만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인연이 된 만큼 즐겁고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숨기지 않았다. "결혼 생각이 있을 나이가 됐다"며 답을 꺼냈다.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아 하긴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혼자 이렇게 편한데 굳이 해야하나' 하고. 생각이 계속 바뀌어요. 그래도 하긴 해야겠죠.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과 같이 잘 생겼지만 위험한 남자와 사귄다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한데 그만큼 상대방이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게끔 믿음을 줘야겠죠(웃음)"

배우 송혜교와 인간 송혜교. 그 간극은 없었고 송혜교 자체만이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송혜교, 사진=UAA 제공송혜교, 사진=UAA 제공




금아라 기자 karatan5@

뉴스웨이 금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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