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고성·욕설에 기자회견 잠시 중단되기도
옥시레킷벤키저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피해 보상안을 발표했다.
아파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옥시레킷벤키저는 자사 제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점과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동안 저희 회사에 신뢰를 보내준 소비자와 고객사, 전·현직 임직원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도 신뢰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사프달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읽던 도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이들은 사프달 대표가 있는 단상으로 다가가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항의 과정에서 비명과 고성, 욕설이 오가면서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기자들이 아니라 우리한테 사과해야 하는데 어제 뉴스를 보고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아홉 살에 죽은 내 아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느냐”며 흐느끼기도 했다.
다른 피해자 가족은 “한국 법인을 대표해 나온 것이냐, 영국 본사 대표로 온 것이냐”며 “2~3년 있다 가는 한국 사장과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사프달 대표는 “나는 한국 법인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며 “영국 본사에 현재 상황을 전달할 것이며 여러분들이 요청하시면 긴밀하게 협력하고 피해자분들이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자세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사프달 대표는 “저도 아이가 있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얼마나 큰 고통인지 이해하고 있다”며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드릴 때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답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피해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기자회견을 마친 후 별도로 피해자 가족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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