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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에게서 왕회장의 향기가 난다”

“정의선 부회장에게서 왕회장의 향기가 난다”

등록 2016.05.09 09:09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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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과 스스럼없이 대화나누며 겸손함 갖춰할아버지 정주영 창업주 인품과 비교되기도부친 정몽구 회장에게서는 혹독한 경영수업현대기아차 디자인경영 주도 경영능력 입증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여느 재벌 2세와 다른 인간적인 면모와 뛰어난 경영성과를 내면서 사내 안팎에서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할아버지인 현대그룹 창업주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인품과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경영능력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직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평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업무적으로도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인 아산은 맨주먹으로 세계 굴지의 현대그룹을 일군 신화적인 인물로 꼽힌다. 국내 1세대 기업가 중에서도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그룹을 일군 아산은 특히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재벌 2세 가운데 뛰어난 성과를 올린 기업인들이 적지 않지만 정주영 창업주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아산은 경영성과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칭하며 현장에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정 부회장이 아산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바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최근 정 부회장은 일선 현장인 서비스 센터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정 부회장은 최측근 비서실과 그룹 관계자 소수 인원만 대동하고 서울 모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센터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이 고객 접점인 서비스 현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인 동시에 일선 현장의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당시 서비스센터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대화를 나누며 함께 회사를 키워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워낙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비스 센터까지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아산이 공사 현장에서 직원들과 씨름이나 팔씨름을 즐겼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정 부회장의 인간적인 면모는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효성家의 조현문 변호사는 과거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의 인품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조 변호사는 “경영자로서 제대로 훈련을 받고, 겸손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아산에게 겸손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물려받은 정 부회장은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에게 뛰어난 경영자질을 물려받았다. 정 회장이 현대차를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로 성장시키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은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뛰어난 서서히 자신만의 경영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브랜드의 고급화와 디자인 강화에서 빼어난 역할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6년 기아차 경영을 총괄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아우디 디자인을 총괄하던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한 것은 신의 한수로 꼽힌다. 슈라이어 사장을 직접 만나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이후 기아차는 국내 최초로 패밀리 룩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완성차 업체로 성장했다. K시리즈를 비롯해 쏘렌토, 스포티지 등 기아차의 디자인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결과다.

기아차 디자인 혁신을 완수한 뒤 정 부회장은 현대차로 옮겨 디자인 경영을 현대기아차 전체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고급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제네시스 브랜드 도입도 정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글로벌 런칭하면서 또한 해외 인재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벤틀리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 전무와 람보르기니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가 현대차 맨이 됐다. 이에 앞서 BMW의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였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도 영입한 바 있다.

세계 명차 브랜드의 핵심 인재였던 이들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현대차그룹의 한단계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정 부회장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와의 협력에 나서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이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뛰어난 경영성과까지 보여주면서 그를 통해 정주영 창업주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에게 왕회장(정주영 창업주)의 향기가 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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