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중심이 되는 세상글로벌 업체들 앞다퉈 진출현대차, 시스코와 협력 추진초연결 지능형 자동차 개발
커넥티드카는 첨단 전자부품과 장비가 집약돼 있어 집·사무실·도로 등과 스스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움직이는 컴퓨터다. 자율주행차는 커넥티드카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밖에도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원격 주행, 원격 시동, 원격 제어, 자동 주차 등 다양한 기능들을 적용할 수 있다.
액센츄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텔레매틱스, 폰-커넥티비티 등 하위 단계의 커넥티드 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35%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모든 차량이 고도화된 커넥티드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IT업체들이 카-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통해 30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2030년에는 1조5000억달러로 연평균 30%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GM·토요타·포드·BMW 등 자동차 업체는 물론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ICT 기업들도 커넥티드카 기술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대열에 합류한 상황이다.
독일 BMW는 최근 인텔, 모빌아이 등과 손잡고 고성능 자율주행차를 2021년까지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BMW는 올해 3월 열린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운전대를 내부로 수납한 채 달리는 완전한 자율주행 콘셉트카 ‘비전 넥스트 100’을 선보였다.
이스라엘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체인 모빌아이는 자동차 충돌방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GM, 포드 등의 자율주행차에도 모빌아이의 기술이 들어간다.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하나로 뭉치고 있다. 특히 덴소, 파나소닉 등도 이 대열에 합류해 일본 전체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들의 협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는 물론 다양한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합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인포테인먼트의 강화와 자율주행 기능 구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자동차 관련 사업부를 꾸린 바 있다. SK텔레콤은 퀄컴과 손 잡고 신호등을 비롯한 도로 인프라는 물론 주변 차량들과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커넥티드카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기아차도 “자동차가 생활의 중심 되는 시대 열겠다”며 커넥티드카 개발 청사진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개발 콘셉트는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다.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는 정보통신 기술과 차량을 융합시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자체를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만드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시공간을 극복한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업계 미답의 영역인 ‘커넥티드카’ 기준을 선도하며 미래 모빌리티, 고객,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효율을 극대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완벽한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 카’ 기반의 중장기 4대 중점 분야 ▲자동차와 스마트홈 연계 서비스 등 중단기 서비스 분야 ▲차량 네트워크 등 4가지 핵심 기술 조기 개발 등을 추진한다.
커넥티드카 기반 중장기 4대 중점 분야는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 ▲모빌리티 허브 등이다.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는 차량을 원격 접속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기능이다. 차량에 대한 실시간 점검을 통해 사전 또는 돌발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진단·조치가 이뤄진다.
완벽한 자율주행은 차량과 주변의 다른 차량·도로 등 인프라를 포함한 사물과의 정보교환(V2X)을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현 단계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들은 차에 부착된 센서만으로 주변 환경을 감지해 달리지만 ‘커넥티드 카’ 기술이 접목된 자율주행차는 주변 차량들의 목적지·운행방향 그리고 도로 상황 등의 정보들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해 진다.
스마트 트래픽은 차량의 위치와 교통 상황, 다른 차량들의 목적지 등을 분석해 개별 차량들에게 최적화된 이동구간을 안내함으로써 시간·에너지 손실,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한다.
모빌리티 허브는 자동차가 모든 사물들과 지능화된 정보들의 연결 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가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화 돼 이동하는 동안에도 정보가 이어지고 운전자의 의지가 실행되는 진정한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즉 자동차와 자동차, 집·사무실, 나아가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현대기아차의 중단기 중점 서비스 구현 분야인 스마트 폰 연계 서비스는 스마트 폰의 일부 어플리케이션을 차의 모니터를 통해 실행하고 조작하는 현재의 단계를 더욱 발전시켜 스마트 폰의 기능을 자동차로 체현한다. 스마트 홈 연계 서비스는 자동차 내부에서 집에 있는 IT·가전기기들을 원격 제어한다.
이 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커넥티드 카’를 기반으로 한 추진 분야를 광범위하게 확장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력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친환경차와 커넥티드 기술을 결합하면 활용 범위가 상상 이상의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커넥티드카 기반의 핵심 중점 분야의 실현을 가시화하기 위해 4가지 핵심 기술도 선정했다. 4대 핵심 기술은 ▲자동차의 대용량·초고속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차량 네트워크 ▲자동차가 생성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디지털 환경에서의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의미 있는 데이터로 재가공·활용하는 빅 데이터 ▲통합적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커넥티드 카 보안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현대기아차는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기업인 시스코(Cisco)와 손을 잡기도 했다. 지난 4월 척 로빈스 CEO는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 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차는 시스코와 협업을 통해 차량 내부 데이터 송수신 제어를 위한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현 단계의 자동차는 제어해야 할 데이터 양이 많지 않아 소용량의 저속 네트워크가 기본으로 적용돼 왔지만 미래 커넥티드카의 경우 제어해야 할 장치는 물론 송수신 데이터 양도 방대하게 증가한다. 각종 데이터의 실시간 전달도 필수적이어서 차량 내 초고속 연결망 구축도 필요하다.
현대차가 개발하려고 하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기존 차량 네트워크 대비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들과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하다. 현대차는 미래 커넥티드 카의 기초 인프라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의 확보와 함께 클라우드·빅데이터·보안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 카 통합 인프라 개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게 될 미래 커넥티드 카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놀랍고 새로운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의 품질·안전·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이번 협업은 현대차가 주도하는 미래 커넥티드카 및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조기에 현실화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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