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 공언···통신 사업자 한계 돌파 전략지난해 12월부터 T전화, T맵, 클라우드까지 개방가입자 증가·미래 사업 진출에 긍정적 효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4월 SK텔레콤의 플랫폼 혁신을 공언하면서 ‘개방형 플랫폼’을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8년까지 기업가치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플랫폼 혁신은 자사 가입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서비스의 문을 활짝 열어 이통사의 경계를 지우겠다는 뜻이다. 이는 국내 이동통신 산업이 최근 성장 정체와 소모적 경쟁 심화로 인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냉철한 상황 판단의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 미래 성장사업 추구에 있어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전략에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위해 첫발을 내딛은 SK텔레콤의 초기 성적은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개방한 T전화에 이어 T맵,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차례로 개방했는데 개방과 동시에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가장 먼저 타사 가입자들에게도 개방한 서비스인 T전화는 이용자 1000만명을 넘어섰다. T전화는 수신된 번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스팸이나 스미싱 등의 차단율을 높이는 통화플랫폼 이다.
T전화는 당초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제공됐지만 KT와 LG유플러스, 알뜰폰 사용자들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앱) 형태의 T전화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가능성이 높은 번호에서 전화가 올 경우 이를 벨소리와 함께 알려주는 '안심벨소리' 기능,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회사의 직원이 방문할 때 통화화면에 직원임을 확인시켜주는 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이용자 편익도 높였다.
지난 7월 무료 개방한 ‘T맵(T-Map)’의 경우 개방 일주일만에 43만의 타사 이용자를 확보하며 서비스 플랫폼화를 위한 성공적인 첫 단추를 끼웠다.
SK텔레콤 조사에 따르면 개방 이전 월 이용료 부담으로 일일 2만건 수준에 그쳤던 타사 가입자들의 사용이 개방 이후 일 평균 14만 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신규 사용자가 43만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이 증가 뿐 아니라 사용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실시간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특성상 교통정보 정확도 개선이라는 부수적 효과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
T맵이 지역이나 골목 길 안내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는 만큼 앞으로 더 구체화되고 고도화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베리’를 출시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특화 개인형 클라우드 서비스로 타사 사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 기반이 아닌 아이디(ID)기반 체계를 도입했다.
현재는 자사 고객(36GB)과 타사 사용자(18GB)에게 제공되는 저장 공간에 차이가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동등한 수준으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이통사들의 2분기 실적에서도 통신업계의 성장 한계가 드러났다. 가입자 순증폭은 과거와 비교해 대폭 줄었고 매출 성장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플랫폼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T맵의 경우 IoT(사물인터넷) 서비스와 커넥티드 카, 전기차 사업 등 미래사업에 진출하기 쉬워진다.
실제로 22일 SK텔레콤은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와 업무협약을 통해 커넥티드카 구현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 등 쏘카에서 수집된 빅데이터와 SK텔레콤의 T맵 데이터를 융합해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신규 서비스를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사들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국내 이통3사들이 저마다의 계획을 실현시켜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의 플랫폼화는 가속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비스 개방 이후 가입자가 증가하는 등 초기 시장반응은 긍정적”이라면서 “SK텔레콤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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