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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CJ···‘글로벌 기업’ 도약 기지개

[이재현 회장 사면 한달]다시 뛰는 CJ···‘글로벌 기업’ 도약 기지개

등록 2016.09.14 09: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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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주력 사업군 성장엔진 재가동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역량 강화 비비고·뚜레쥬르, 中시장 공략 고삐엔터테인먼트 부문도 순항 중

이재현 CJ 회장이재현 CJ 회장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 후 ‘글로벌 문화기업’을 향한 CJ그룹의 움직임이 한층 분주해졌다. 생명공학과 식품·식품서비스, 신유통과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으로 분류되는 4대 주력 사업군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업확장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재현 CJ 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자유의 몸이 됐다. 지난 2013년 6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지 약 3년2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건강 문제로 아직 치료에 전념하고 있지만 그의 사면으로 힘을 얻은 CJ그룹 계열사는 성장엔진을 재가동하며 오너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그룹 모태 CJ제일제당은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 부문을 책임지는 이 회사는 최근 약 112억원을 들여 미국 벤처 ‘메타볼릭스’의 연구시설과 설비, 지적재산권 등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메타볼릭스는 산업용 미생물과 바이오 플라스틱에 특화된 업체다. CJ제일제당 측은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을 추가함으로써 기술력을 높이고 ‘화이트 바이오’로 일컬어지는 산업소재 부문으로까지 저변을 넓히겠다는 각오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그간 글로벌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주요 제품인 라이신 가격이 반등하면서 차츰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 이 회사의 바이오 부문이 무난히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은 저칼로리 감미료 ‘알룰로스’와 ‘자일로스설탕’, ‘타카토스’ 등을 아우르는 전문 브랜드 ‘백설 스위트리’를 론칭하는 한편 김치 유산균을 활용한 ‘BYO 멀티유산균’을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 트렌드 변화를 꾀하고 있다.

CJ푸드빌도 ‘글로벌 탑10 외식전문기업’을 목표로 해외 시장 공략에 또 다시 불을 당겼다. 이 회사는 이달 중국 상하이 중심상권에 ‘비비고-뚜레쥬르’ 복합 매장을 열고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시험에 돌입했다. 비비고는 ‘2015 밀라노 엑스포’에서 호평 받은 음식을 정식 메뉴로 내놓고 뚜레쥬르는 ‘주스바’를 도입해 중국 소비자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CJ푸드빌은 2020년까지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외식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가겠다는 복안이다.

뚜레쥬르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영업망 확대에 주력해왔으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 6개 주요도시에 113개 매장을 갖췄다. 향후 쓰촨·광저우를 포함한 4대 거점을 발판으로 매장 확산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SK텔레콤과의 합병 좌절로 분위기가 침체된 CJ헬로비전도 서둘러 내부를 추스르는 등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변동식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김진석 현 대표와 공동 경영체제를 구축했고 이달 5일에는 케이블TV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전국 고객센터 대표와 함께 상생의 의지를 다졌다.

또한 7일에는 ‘헬로테크포럼’을 열고 미디어 기술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케이블TV 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차세대 UHD(초고화질) 셋톱박스 개발, 기가(GIGA) 망·인프라 확대, 사물인터넷 연계 스마트홈 서비스 로드맵 등 기술 투자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류4.0’ 시대의 선봉에 선 CJ E&M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공포영화 ‘하우스메이드’를 시작으로 12월까지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에서 현지 업체와 협업한 합작영화를 연이어 개봉한다.

11월 개봉되는 태국판 ‘수상한그녀’는 2014년 국내에서 866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 이미 중국과 베트남, 일본 등에서 리메이크 제작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성공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각 나라에 맞춰 현지화하는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은 리메이크 판권 판매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보다 고도화된 해외진출 전략으로 꼽힌다.

CJ그룹은 문화사업에서도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4%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한류를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글로벌 산업화 단계로 진화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맞물려 CJ대한통운도 말레이시아 종합물류기업 ‘센추리 로지스틱스’ 지분 31.4%를 476억원에 인수하며 동남아 물류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센추리 로지스틱스는 대규모 물류센터 8곳과 화물차량 600여대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말레이시아 5대 항만 중 3곳에서 액체 화물 해상물류사업도 펼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거래로 범 인도차이나 반도 물류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함으로써 한류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에 진출한 현지 법인과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통합하면 CJ대한통운이 말레이시아 내 1위 종합물류기업에 오르게 된다.

재계 전반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과 동시에 CJ그룹의 각종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각 계열사가 오너 부재에 따른 부담에서 벗어나 성과 창출에 신경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CJ그룹 측은 이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투자와 채용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문화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올 하반기에는 예년에 비해 약 18% 늘어난 17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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