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생산 중단···“사업 전면 재검토”CJ-오뚜기 양강구도와 낮은 수익성이 원인인 듯“재도전시 영역 확대로 시장 니즈 충족해야” 지적도
11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 초 즉석밥 생산을 중단했으며 재고도 소진해 현재는 제품이 판매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아직 철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농심은 지난 2002년 ‘햅쌀밥’ 브랜드를 앞세워 즉석밥 시장에 진출한 뒤 초반 점유율을 20%까지 높이고 전용공장도 마련했지만 결국 14년 만에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경쟁사에 밀려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 점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 1996년 첫 즉석밥 제품 ‘햇반’이 등장한 이래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1위 CJ제일제당과 2위 오뚜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후발 주자가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도 사실이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의 통계에서는 즉석밥 시장 규모가 2013년 약 1900억원, 2014년 2000억원, 2015년 2400억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 1월부터 8월까지는 186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은 2013년 59.9%, 2014년 58.1%, 2015년 62.3% 등 압도적인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해왔고 같은 기간 오뚜기도 24%와 25.1%, 26.2% 등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2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올 8월까지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각 65.7%와 2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양사의 점유율 합계가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반면 농심·동원F&B 등을 포함한 다른 업체의 제품은 점유율이 2011년 16%에서 지난해 11.5%로 떨어졌고 올해도 8.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과 동원을 비롯한 유통업계에서 PB상품 등 여러 제품이 쏟아져나왔지만 흥행에는 실패한 것이다.
여기에 즉석밥 사업의 수익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도 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작에 많은 과정이 필요함에도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을 선호하고 있어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농심이 끝내 즉석밥 사업을 접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농심이 연구개발을 거쳐 재도전을 선택하게 된다면 제품 영역을 대폭 확장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오뚜기의 경우 2004년 ‘오뚜기밥’으로 시장에 진출한 후 레토르트 분야의 강점을 살린 ‘세트밥’ 등 20여종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 6월에는 벼가공기술로 만든 가바백미 즉석밥인 ‘오뚜기밥 가바백미’를 내놓기도 했다.
후발 주자인 동원F&B도 흰쌀밥 대신 ‘잡곡밥’ 콘셉트의 특화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2007년 ‘쎈쿡 100% 발아현미밥’을 처음 선보였고 ‘찰진약밥’과 ‘영양보리밥’, ‘흑미밥’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왔다. 올 초에는 ‘쎈쿡 산나물밥’ 2종도 출시했다. 그 결과 즉석밥 사업의 올 9월까지 누적 매출도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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