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 집값 상승세 정밀 타격에 목적정부, 일부 지역 과열지구 요건 충족 판단
16일 연합뉴스가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전반적 흐름이 안정적이지만 재건축 단지 중심의 단기 집값 급등, 아파트 청약시장의 이상 과열 등 국지적 과열이 나타나고 있어 선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토부는 주택시장 과열에 대해 내년 이후 공급 과잉 우려 등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혀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8·25 가계부채대책에서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을 우려해 공공택지 내 분양 아파트를 줄이는 등의 공급 축소 방안을 내놨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직접적인 수요규제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고 9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지적 과열 현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수요 억제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도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주택시장 대책을 묻는 질문에 “선제적 위험 관리 차원에서 시장 과열 현상이 이어질 경우 단계적·선별적 시장 안정 시책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각 지역의 시장 상황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적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주간 단위로 주택시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집값 상승폭이 커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보이면 곧바로 시장 안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로 강남을 포함해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 과열 현상이 나오고 있는 지역에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늘리고 재당첨 제한금지 조항을 부활하는 수요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시장이 과열을 빚으면서 분양가가 올라 주변 집값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이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고 지방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인해 집값 하락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집값 급등 지역만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토부는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청약 경쟁률 또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투기과열지구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행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곳’, ‘주택가격과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했을 때 투기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큰 곳’에 지정하는 것으로 국토부령에 따라 정해진 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면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2000년 초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다가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1년 말 강남 3구의 해제를 끝으로 현재는 지정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우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고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해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최대 3가구까지 가능한 조합원 분양 가구 수가 1가구로 줄어든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과 총부채 상환비율(DTI)도 강화된다. DTI는 자신의 소득과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을 제한하는 조치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9월과 10월에 걸쳐 8·25 가계부채 대책 효과를 살펴본 뒤 문제가 있다면 총부채 상환비율(DTI) 조정이나 집단 대출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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