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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규제 소굴’···0.1%가 흔든 노동개혁은 어디로

‘국회가 규제 소굴’···0.1%가 흔든 노동개혁은 어디로

등록 2016.10.20 11:16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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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생산차질→수출·기업매출 타격→성장률 하락현대차 노조 5만여명의 ‘4000원’이 韓경제 흔들다노동경직성 보여준 대표적 사례···국회는 ‘정쟁 중’노동시장 유연성 세계 최하위···청년은 실업자로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0.1%가 한국경제 전체를 흔들었다. 청년실업률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평균 9000만원 이상을 버는 노동자들이 연봉협상을 이유로 파업을 했다. 경제엔 충격이 왔고, 청년들도 충격을 받았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불러온 경제리스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지만,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굼뜨다. 전문가들의 잇단 주장과 정부의 재촉에도 국회벽에 가로막힌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지연시키고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사간협력은 135위, 고용해고관행은 113위, 정리해고 비용 112위다. 138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순위는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9위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가 1년새 16계단 하락하고, 노동부문을 포함한 기업효율성 순위가 11단계 떨어진 게 큰 영향을 줬다.

실질적인 피해도 적잖다. 5개월간 이어진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매출손실은 3조1000억원, 애꿎은 중소협력체는 1조5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부문의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손에 쥔 것은 기본급 4000원 인상이다. 그간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할 정도였고, 일부에서는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국민적 피로감도 높아졌다.

경제가 엉망이 돼 가고 있었지만, 국회는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19대 국회 때 가까스로나마 통과될 것으로 기대됐던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20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찬밥 신세다. 정치권의 정쟁 속에 외면당한 노동개혁 지연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재촉했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만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청년실업률은 9.4%로 동월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매년 16조원에 달하는 일자리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노동시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정규직만 생산될 뿐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앓아왔던 리스크에 돌발적 악재 등의 영향이 누적되면서 8년 만에 세계적 우리나라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 주요 민간 경제연구기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가 ‘성장 맛’을 보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풀고 마이너스 금리라는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결정을 내리는 동안, 한국은 내부에서 곪은 문제로 속앓이를 하면서 뒤처지고 있었다.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컨트롤타워도, 상호 보완 역할을 해줘야 할 정치권도, 실업률을 1%포인트 낮추는 데 대통령직까지 건 프랑스 대통령 같은 지도자도 눈앞에서 사라진 탓이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정부는 구호만 외치고, 국회는 다른 곳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정책이 ‘진입촉진’에서 ‘이동성 촉진’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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