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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兆 ‘할랄시장’ 두고 또 헛발질하는 정부

2300兆 ‘할랄시장’ 두고 또 헛발질하는 정부

등록 2016.10.27 14:34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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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조원 수출했지만 지원센터는 올해 4월에야 개소인증 필요 없는데 ‘한국형 인증’ 만들겠다며 20억 지원“할랄인증 큰 의미 없어···소비계층별 제품이 선결조건”

사진 = 연합뉴스사진 = 연합뉴스

무슬림(이슬람 신자)에게 ‘허락된 것’을 의미하는 할랄은 최근 가치소비 확대·소비패턴 서구화 등에 따라 시장이 확대돼 2020년 23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급속도로 팽창되고 있는 할랄시장에 우리나라는 아직 첫 발도 제대로 못 뗀 상태다.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할랄식품 수출을 달성했지만, 올해 정부예산은 할랄 전용 도축장·도계장 각각 한 곳씩 건축하는 지원금만 마련됐다. 자체적인 인증기준을 만들어 ‘한국형 할랄인증 표준’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정작 이슬람 국가에서 할랄인증 취득은 의무사항도 아니다. 초점을 맞춰야 할 무슬림의 소비패턴, 소비계층별 제품 등은 제외된 대표적인 ‘정책 헛발질’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코트라는 시장조사 기관 톰슨로이터 자료를 인용해 전세계 할랄시장 규모가 2014년 1586조원에서 2020년 2271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14년 기준 할랄식품 수출은 브라질(10.7%), 인도(9%), 미국(4.9%) 등이 앞서가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비무슬림 국가다. 맥도널드, 네슬레, 까르푸, 유니레버 등 비무슬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인증을 취득한 후 제품개발·유통채널 구축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2010년 이후 할랄시장에 진출하면서 수출 실적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할랄식품 수출실적은 8억4000만 달러(96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할랄시장에 대한 관심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새로운 신시장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됐지만, 현재까지 인증지원·수출정보 제공 외에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할랄 관련 예산은 도축장과 도계장 각각 1곳씩만 건립하는 지원만 이뤄진 게 전부다.

‘한국형 할랄인증 표준’을 제정하기로 하고 꾸린 인증비용 지원 관련 예산은 20억원이지만, 코트라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에서 할랄 인증 취득은 의무가 아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제품에 금기된 성분이 미포함됐다는 표시만으로도 현지판매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형 인증에 지속적인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대통령에게 보고된 핵심과제 성과점검회의에서 농식품부는 할랄식품 인증지원으로 할랄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고 자평하면서 할랄시장 진출확대 기반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할랄식품 등 신식품시장 개척을 위한 수출정보나 인증지원 등을 제공하는 기관인 식품수출지원센터는 올해 4월에야 개소됐다. 수출 컨트롤타워도 없이 연 1조원 규모의 수출시장을 방치하다 최근에서야 부랴부랴 만든 것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할랄식품시장 수출을 늘리겠다며 2017년 15억 달러로 목표를 잡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할랄인증만 받으면 시장진출 조건이 충족됐다고 오해하기도 한다”며 “할랄인증은 통과의례일 뿐 무슬림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소비계층 별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니즈 충족이 선결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할랄 육류 공동구매 및 무관세 수입, 해외 할랄 산업단지 조성, 해외진출 마케팅 사업 등 기업지원정책을 확대해 우리기업의 세계 할랄시장 진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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