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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검찰 수사에 ‘집단 쇼크’ 맞은 재계

무차별 검찰 수사에 ‘집단 쇼크’ 맞은 재계

등록 2016.11.25 14:0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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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롯데 등 줄줄이 압색檢 수사-국회 國調 겹악재 신음새해 인사·계획 수립 지연 유력

삼성 압수수색-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35억원 상당의 특혜 지원의혹.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35억원 상당의 특혜 지원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8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날 20여명의 검찰 수사관들은 27층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집무실과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황성수 전무 집무실 등을 오전 6시 50분부터 약12시간 가량 압수수색, 8박스 분량의 압수품을 들고 나왔다.삼성 압수수색-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35억원 상당의 특혜 지원의혹.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35억원 상당의 특혜 지원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8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날 20여명의 검찰 수사관들은 27층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집무실과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황성수 전무 집무실 등을 오전 6시 50분부터 약12시간 가량 압수수색, 8박스 분량의 압수품을 들고 나왔다.

국내 대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광범위해지면서 재계가 그야말로 ‘집단 쇼크’를 맞았다. 인사 평가에 대한 마무리와 새해 계획의 막바지 점검이 이뤄져야 할 시점에서 검찰의 수사가 거세지면서 앞으로의 경영 현안 처리에 먹구름이 끼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8일에 이어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으로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첫 수색 때는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스포츠기획팀장 겸 전무의 사무실을 수색했다.

지난 23일 수색에서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겸 부회장의 사무실 등이 수색 대상에 올랐다. 검찰 수사관들은 8일과 23일 사이에 한 차례 조용히 서초사옥으로 와서 수색을 한 차례 더 진행했다. 삼성은 한 달 사이에 무려 세 번씩이나 수색을 당하게 됐다.

여기에 지난 24일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와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로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권 심사에서 탈락했던 기업이다.

재계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부터 검찰로부터 벌거벗기듯 수사를 당했다. 한 달 새 재계 5대 그룹 중 3개 그룹 본사가 압수수색 대상이 됐고 총수들을 비롯해 컨트롤타워 임원과 주력 계열사 실무 임직원들이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았다.

앞으로 마주해야 할 일정은 기업들을 더욱 괴롭게 하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대한 뇌물죄 입증을 위해 최 씨 또는 박 대통령에게 돈을 건넸거나 독대를 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임명 절차를 마친 후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될 ‘최순실 특검팀’도 기업에 대한 추가 수사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국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도 대비해야 한다. 총수들이 출석하는 청문회는 오는 12월 5일에 진행된다.

다수의 기업들은 그야말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한 해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인사를 제 때에 시행하지 못할 경우 경영 계획 수립이나 조직 개편 등 후속 조치마저 덩달아 늦어지게 돼 다음 해 실적에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될 수 있다.

더구나 국내는 물론 나라 밖의 정세도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 준비 과정에서부터 보호무역 기조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드 배치 확정 이후부터 날카로운 신경을 유지하는 중국은 ‘금한령’ 등을 운운하며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기업들에게 그다지 우호적이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고 혁신적인 인사와 계획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어떤 것도 기업의 의도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이 기업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가깝게 마주한 문제는 그룹 계열사 정기 임원 인사의 지연이다. 다수의 기업들은 12월 첫 주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사장단 인사와 후속 임원 인사, 조직 개편 등에 나서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 일정을 예년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원칙대로 12월 초에 인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황이지만 검찰의 수사가 더 강화될 경우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기업도 예년의 시점에 맞춰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꽤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해 투자 계획 역시 오리무중이다. 투자 계획을 잡고 이에 대한 최종 결재를 내리려면 총수의 의중이 필요한데 현재 상황에서는 내년의 사업 계획보다 총수의 안위를 먼저 걱정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와 고용 계획의 최종 확정 시점이 뒤로 미뤄지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이 검찰 수사 여파로 계획을 제때 내놓지 못하면 그 피해는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돌아간다”면서 “기업의 순기능을 감안한다면 정부와 사정당국이 조금이라도 기업을 배려하고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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