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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주 꺾인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로 승부거나

해외 수주 꺾인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로 승부거나

등록 2017.02.13 17:04

수정 2017.02.13 20:42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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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 작년 1위서 4위로 급추락신규시장 개척 실패+해외 경쟁과다 직격탄비싼 브랜드 사용료···물량늘리고 강남도전현대건설 형님 갉아먹기·다툼 논란은 부담

서울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사진=현대엔지니어링)서울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은 물론 올해 힐스테이트 주택사업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성상록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이후인 올해 4월 현대엔지니어링 첫 용인 뉴스테이 사업부터다. 최근 해외건설 수주가 급감하다보니 지난 2014년 이후 현대건설과 브랜드 공유로 천군만마와 같은 힐스테이트 사업 물량을 늘리는 등 주택 사업에 힘을 주면서 매출 성장세를 끌어올려보겠다는 성 사장의 복안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1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전국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7620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7246가구) 보다 400여가구 늘어난 물량이다.언뜻 보기엔 소폭 증가한 것 같지만, 건설업계 사정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10대 건설사 중 전년대비 올해 주택 분양물량을 늘린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 외 현대건설(2만852가구)와 현대산업개발(1만8446가구)에 불과하다. 특히 7년 연속 주택공급 1위를 기록한 대우건설(2만7612가구)은 물론 주택강자인 GS건설이나 대림산업 등도 주택 공급 물량을 올해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렇듯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힐스테이트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해외건설 부진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다. 실제 2015년 계약액기준으로 57억 달러대로 업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3억 5700만달러로 4위로 주저 앉았다. 이는 같은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이자 업계 경쟁사인 현대건설(29억7400만달러)보다 뒤쳐지는 초라한 성적표다. 신규 시장 공략에 실패한 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력사업인 해외 플랜트 사장의 과도한 경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값비싼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도 감안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으나, 공짜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로 주택사업 매출액의 0.36%를 현대건설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등 국내 그룹사 계열 패밀리 회사들이 공동 브랜드를 사용할 경우 지불하는 브랜드 사용요율 0.20%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힐스테이트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서 주택사업에서 날개를 달았지만, 그만큼의 현금을 지불하고 있는 만큼 수익과 매출증대에 기여해야한다는 의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주택사업에서도 추가 수주의욕도 불태우고 있다 .‘힐스테이트 각화’, ‘힐스테이트 세종3차’, ‘힐스테이트 명륜’, ‘힐스테이트 초전’ 등 전국에서 7000여가구를 공급하면서 최근 수년간 분양현장 전부 100% 완판하는 등 주택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자신감에서만이 아니다. 실제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해 연말 경기도 수원(팔달 1구역, 1320가구) 재건축 시공 수주전에서 주택정비사업 최대 강자 중 하나인 현대산업개발을 진검승부를 펼쳐 당당히 물리치고 힐스테이트 깃발을 꽂아내서다. 게다가 현대엔지니어링은 주택시장 메이저리그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 시장 진출 계획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숙제는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같은 계열사인 현대건설과의 업역다툼 논란이다. 플랜트와 설계 전문 건설사인 현대현지니어링이 과도하게 형님(현대건설)의 밥그릇을 뺏거나 갉아먹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협업과 동시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반대로 보면 해외 건설 플랜트가 바탕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형님이 공들여 가꾼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를 가지고, 강남 재건축 등 주택 시장에서 형님과 겨루는 듯한 모양새가 나와 계열사간 업역 다툼 논란으로 보기가 그리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이지만 같은 그룹 계열사로 경쟁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부회장이 현대건설 지분을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엔지니어링 최대주주인 점도 관계설정에 애매한 측면이 있다. 여건이 그러해도 성장가도에 탄력을 붙여야하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성상록 사장으로서는 주택사업에도 힘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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