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25대책 등 잇따른 규제책에 위축 금융규제 강화, 금리인상 등 여건 악화중정부 "조정대상지역 수정도 부양책도 없다"차기대선주자도 규제 촛점···부양책 없을듯
조만간 부동산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한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의 답변이다. 지난해 8.25가계부채 대책과, 11.3대책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 대책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당장 추가적인 부양 대책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5월 장미대선을 준비하는 대선주자들도 부동산 활성화 등 경기 부양보다는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한 부동산 규제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 올해 부동산 부양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와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국내 주택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 등 대내외 여건이 그리 좋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선호 국토부 실장은 최근 주택협회 주주총회 자리 인사말에서 "올해 주택공급 과잉 이슈가 있고, 미국 금리인상과 함께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등 대외변수가 많다. 대출규제로 인한 주택업계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주택시장 여건이 녹록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주택공급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내외 상황을 잘 모니터링해 과열이나 위축이 없도록 신축적,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추가적인 부양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실장의 발언을 분석해보면 기존 강호인 장관이 연초에 내비친 시장을 보는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최근 시장을 과열도 위축도 아닌 상황으로 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박선호 실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11.3 대책 당시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 추가나 삭제 여부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이 과열이나 위축이 아닌 정상화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가계부채가 1344조원에 이르는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집단대출 규제 등 사실상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내놓고 있어 당분간 시장 활성화 대책은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5월 장미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다. 기존 박근혜 정부가 기조를 내세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대부분 반기를 들면서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어 부동산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오히려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기존 금융규제를 강화하거나, 전월세상한제 도입 등 친서민 대책을 주고 내놓다보니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마자 나오고 있다. 지지율 우위를 선점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 기준보다 낮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을 현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청와대 핵심 참모로 일한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에 집중했다는 점도 규제 강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토보유세’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토지를 보유한 모든 사람에게 연간 15조원을 거둬 국민들에 대한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지난 1월16일 정책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면 개인 10% 정도가 66%를, 법인 1%가 75%를 갖고 있다. 국토보유세는 국민 95%가 이익을 보는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아직 부동산 관련 정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도모하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들어갈 시기"라고 말했다. 보수 후보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DTI과 LTV 등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범여권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역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공감한다. 특히 유 의원은 DTI, LTV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이 1인당 평균 3000만원 이상 이득을 얻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말까지 유예된 상황이다. 이 제도는 2013년 부동산 거래 위축을 이유로 2017년말까지 제도시행이 유예된 바 있다.
오히려 임대주택을 제외한 서민주거 안정책도 대권주자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대표적이다.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차 계약기간 만료 후 전세‧월세 인상률 5% 이내 제한,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임대차기간 연장을 임대인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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