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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잇따른 원전사고···주민들 ‘안전불감증’ 지적

한수원 잇따른 원전사고···주민들 ‘안전불감증’ 지적

등록 2017.03.30 14:18

수정 2017.03.30 18:24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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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부식,냉각재 누설···지역 주민 불안감 증폭한수원 형식적 대처···“용접 땜빵하고 재가동만 서둘러”정치권, “경미한 사고는 대형사고의 전조···탈핵해야”원자력학회, 원전 없으면 전기요금 폭등 반박

고리원전 전경(사진 = 한수원 제공)고리원전 전경(사진 = 한수원 제공)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이 부임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원자력 발전소 문제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잇따른 원전 사고 속에 한수원은 늑장대응, 땜빵처방 등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진상규명부터 탈핵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할 정도로 논란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학회는 당장 원전이 없으면 전기요금이 폭등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당분간 원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빛 1·2호기, 한울 1호기, 고리 3호기 등 원전 네 곳에서 격납건물 내 철판 부식이 발견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전면적으로 원전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7일 오후 월성원전 4호기에서는 새로 장착 중이던 핵연료 1다발이 1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28일 새벽에는 고리원전 4호기 내부 냉각재 수집조 4개 중 2개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자 수동으로 원자로 가동을 중지했다. 이처럼 한 달여 간 여러 차례 원전 문제가 생기면서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원전문제에 대해 ‘방사능 누출 없다-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겠다-안전상 문제없다’만 반복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발전소 정지 후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장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 및 조치를 통해 원전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땜빵 처방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인숙 부산 시민환경운동 간사는 “철판 부식이 수백 개 발견됐는데 용접 땜빵 처리만 하고 재가동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게 안전불감증이 아니면 도대체 뭔가”라고 꼬집었다. 가장 큰 문제는 30년 이상 된 노후원전에서 사고가 재발하고 있어 원전의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1980년대 가동을 시작해 가동연수 30년이 넘은 경수로 원전들과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중수로 원전인 월성원전에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진상규명부터 탈핵까지 여러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김영춘, 김해영, 박재호 의원 등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이 활동하는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사고 직후 성명을 내고 “경미한 사고는 대형사고의 전조일 수 있다”며 “한수원은 한 치의 의문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조사와 함께 그 결과를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큰 사고 전에는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대형원전사고의 목전에 있다. 그런데도 이런 한수원이 내세우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안전에 문제없음은 이제 상투적 경구가 되어버린 지 오래”라고 비난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한수원은 정신 차려야 한다. 이미 벌어진 사고에 대해서는 말로만 대책을 세우기 전에 한 치의 의문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결과 발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부산시당도 성명을 내 노후 원전에서 잇따라 발생한 이상 신호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의당은 “노후원전이 설계수명을 다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대체할 에너지원이 있고 전력수요를 조절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원전을 조기에 폐쇄해야 한다”며 “한수원의 이익을 위해 위험한 원전을 남겨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설령 고리 핵발전소의 설계수명이 남았더라도 이미 사회적 수명은 다했다”면서 “안전을 바라는 시민들은 더는 핵발전소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정치권의 대안 없는 탈핵주장은 무책임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전기요금이 폭등해 국민의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원자력학회는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명서를 내고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고 과장된 위험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안 없는 탈핵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값싸고 친환경적인 전력 에너지를 공급해 왔다”며 “당장 원전을 없애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면 전기요금이 급등해 수십조원의 국민부담이 발생하는 것은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취약계층과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탈핵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신재생에너지가 갖는 여러 한계로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도 원전과 신재생을 적절히 조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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