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우려에 시가총액 2위 수성 위태 경쟁력 강화 위해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 추진인수가 15조원에서 20조원 달할 것으로 추정M&A 통한 시너지 효과는 아직 검증 안 돼
여기에 근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현대차와 갤럭시S8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삼성전자우선주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며 시가총액 2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7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 날보다 400원(0.81%) 오른 4만9800원에 마감했다. 1분기 사상 최고 분기 실적 예상에 올해 들어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 2월 초를 기점으로 약세다. 최근 들어 반등 기미를 보이곤 있으나 1일 장중 기록한 5만4900원에 비해 9.28%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약세는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때문이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8800억원과 2조1600억원이다. 직전분기보다 매출액은 약 9.70%, 영업이익은 약 40%가량 폭증한 수치지만 외인은 지속적인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UBS가 지난 2월 8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실적이 2017년 고점을 기록한 뒤 2018년엔 영업이익이 36%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UBS는 SK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DRAM이 오는 2분기부터 4분기 사이 혹은 3분기부터 4분기 사이에 공급과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문가들이 반도체 업황에 대해 슈퍼사이클이라고 평가한 것과 반대해석이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승승장구하던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꺾인 건 이 시점과 맞물린다. 여기에 3조원에서 4조원으로 예상됐던 도시바 인수가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5배 이상 껑충 뛰어오른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재 일본 도시바는 원전 사업에서 입은 손실을 위해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한 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에 나섰다. 관계 업계에선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인수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중국계 기업 배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실제 후보자는 SK하이닉스와 미국기업들로 압축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내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인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하게 될 경우 낸드 시장 점유율 2위로 단숨에 올라선다. 도시바 인수가 SK하이닉스에게 낸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DRAM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강자지만 낸드 시장에선 5위로 약세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정체된 DRAM 시장보다 낸드 시장은 당분간 강력한 성장성이 예상되는 탓이다.
그러나 일부 애초 예상했던 가격보다 몇 배나 치솟은 점은 우려 요인 중 하나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사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해 통제력을 확보한다면 즉각적인 점유율 상승으로 영업에 분명히 긍정적”이나 “도시바와 SK하이닉스의 3D 낸드 기술의 차별성이 크지 않고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높지 않다면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가액에 의한 재무부담이 신용도 측면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투자로 인해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져 재무부담은 즉시 확대되지만, 투자성과는 미래로 미뤄져 영업적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 원종현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도시바의 현재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보다는 도시바가 가지고 있는 3D 기술 수준과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긍정적인 효과 측정에 있어 더욱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이번 도시바 메모리 사업 매각은 낸드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산업 자체에 긍정적”이며 “만약 SK하이닉스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낸드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예상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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