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소상공인의 경영여건 개선과 경쟁력 강화 등을 담은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전체 상가임대차 계약의 90% 이상이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 적용기준인 환산보증금을 상향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4억 이하이면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임대인의 계약 중단 통지가 없는 한 묵시적으로 계약이 연장된다. 하지만 환산보증금이 4억원을 넘으면 이런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현재 환산보증금 기준으로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를 받는 임대차 계약 비율은 60∼70%로 추정된다.
전통시장도 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상가임대차법상 권리금 보호대상도 확대된다. 건물주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막기 위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은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다. 건물주가 재건축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부할 때에 대비해 임차인 보호방안을 마련하고 상가 관리자가 부당하게 높은 관리비를 징수하지 못하도록 대형상가 관리제도도 개선한다.
상권내몰림 피해를 막기 위해 상생협력을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된다. 중소기업청은 내년 1월까지 건물주와 임차인이 장기계약을 보장하는 등 상생협약을 체결하면 상권개발을 돕는 지원책을 마련한다.정부는 올해 중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사업으로 기존 상인들이 타지역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스스로 상생협약을 체결하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리모델링 비용 융자,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용적률 상향 등 건축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지원해 상생협약을 유도할 방침이다.
낙후상권을 활성화하고 상권내몰림 방지를 위한 근거 법률도 제정된다. 정부는 상권 활성화가 필요한 자율상권구역, 상생협력이 필요한 지역상생구역으로 나눠 임차환경 개선책을 지원한다.
가맹본부와 대리점 본사의 '갑질'을 근절에도 나선다. 우선 정부는 가맹점 사업자 단체를 신고만으로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대리점 사업자 단체의 구성권을 명문화하고 단체 구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비용 떠넘기기' 피해가 끊이지 않았던 가맹본부의 판촉행사는 반드시 가맹점주나 가맹점 사업자 단체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공정위는 오는 12월까지 가맹사업의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물품을 강제로 구입하게 하는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필수물품 관련 정보 공개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1월까지 가맹금, 인테리어 비용 등 정보공개서상 주요 항목의 허위 기재에 대한 실태조사도 시행한다. 계약 체결·갱신 여부와 무관하게 지난해 12월 대리점법 시행 이후 발생한 모든 불공정행위를 제재할 수 있도록 법 적용 대상도 확대된다. 현행법은 대리점법 시행 이후 최초로 체결·갱신된 계약부터 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편의점 등 가맹점의 영업시간 단축 허용 요건은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심야영업(오전 1∼6시)으로 직전 6개월간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가맹본부가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단축 대상 심야영업 범위가 7시간으로 확대되고 영업손실 발생 기간 조건도 직전 6개월에서 직전 3개월로 단축된다.
가맹본부의 보복행위 금지 규정이 신설되고 대리점 본사의 보복행위에 대해서도 최대 3배 손해배상을 가중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된다.
공정위는 오는 12월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 행위인 허위·과장 정보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마련해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로열티와 필수물품 공급가격 등 가맹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표준가맹계약서도 개정된다. 중소기업청은 불공정 프랜차이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를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는 우선 올해 10개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민생에 영향이 큰 생계형 적합업종은 정부가 직접 지정해 관리하는 안도 추진한다. 앞으로는 동반위가 생계형 업종을 추천하면 중소기업청이 적합업종을 지정할 예정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원자재 공동구매, 공동브랜드 개발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며 대기업의 진입·확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생계형 적합업종의 합의 도출이 지연되거나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중소기업청이 일정 기간 대기업의 확장·진입 자제를 권고하는데 앞으로 이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된다.
올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중 권고 기간 만료로 해제되는 49개 업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재벌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총수일가 상장사 지분율은 30%에서 20%로 확대된다. 또 특수관계법인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증여로 간주해 과세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하도급 납품단가 조정 대상에 노무비 변동을 포함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공부문 노무비를 산정할 때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도록 올해 말까지 계약법규에 명시하고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 수급사업자의 계약금액도 조정하도록 의무화하도록 했다.
대규모 점포에 대한 입지 규제는 상업보호구역, 일반구역, 상업진흥구역으로 세분화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중 기존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밀집한 구도심에 해당하는 상업보호구역에 대해서는 대규모점포의 신규 출점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는 각 지역 상황에 맞는 법 적용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규제 권한이 위임된다. 대규모점포 신규 출점을 위한 상권영향 분석 범위를 기존 전통시장·슈퍼마켓 중심에서 의류소매점·음식점까지 포함하도록 확대하고, 상권영향 평가서 작성 주체도 대규모점포 개설자에서 제3의 전문기관으로 변경된다.
임대사업자로 분류돼 영업 규제를 받지 않았던 복합쇼핑몰을 규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고 지자체가 유통환경 등을 고려해 규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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