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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의 마이웨이···소신과 불통 사이

[김성배의 터치다운]김현미 장관의 마이웨이···소신과 불통 사이

등록 2017.07.24 09:27

수정 2017.07.24 22:50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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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의 마이웨이···소신과 불통 사이 기사의 사진

지난 23일 취임 한달을 맞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마이웨이 행보가 뜨거운 감자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부 수장(首長)이면서 국토부 사상 첫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단 그가 취임식부터 이례적으로 프레젠테이션에 나서는 등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기업인들과 껄끄럽기로 유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기업인들과의 만남으로 눈과 귀를 열고 있지만, 그는 건설업계와의 만남을 꺼리는 듯한 마이웨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오히려 그는 기업인들을 멀리하고 눈과 귀를 닫고 투기시장과의 전쟁이나 기존 강성 매파 등 자기만의 색깔 드러내기에 바쁜 모습마저 감지돼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취임초기 발언을 봐도 그렇다. 건설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시장과 업계와 자주 만나고 호흡을 맞춰가는게 상식적이라고 봐야하는데도 원거리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 김 장관은 지난 7일 출입기자단과의 첫 만남에서 "아직 건설사 간담회 계획이 없다. 만나야 할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직원들을 한바퀴 돈 정도니까 일단 먼저 하고 난 다음에 하겠다"라며 건설업계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일 대한건설협회가 주최하는 70주년 건설인의 날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무총리의 축사 이후 마이크를 들고 건설업계에 인사말을 하기도 하고, 행사 이후에도 업계 대표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등 스킨십에 나설 법도 하지만, 그는 행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도망치듯 급히 행사장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일정상일 수 있지만, 이같은 행보는 건설인의 날 행사나 신년 하례회 등에서 건설업계 CEO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건배사를 하거나,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에 응하던 역대 국토부 장관들의 행보와는 대조적인 것이다. 특히 건설인의 날 행사는 건설업계의 가장 큰 행사중 하나로 이날은 70주년이라서 더 의미가 깊었다. 더욱이 기존 국토부 출신 장관은 물론 기획재정부 출신인 강호인 장관 등은 취임 초기 주택업계와 건설업계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눈과 귀를 열고 스킨십 행보에 나선 바 있다.

때문에 건설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계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김 장관의 행보로 대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6.19대책으로 시장과 업계를 압박하는 가하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실상 폐기는 물론이고 8월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 재조사를 비롯해 건설사 불공정하도급 거래 감시 등 건설업계를 압박하는 공약이나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었다. 무엇보다 건설업계 주무부처 수장인 김 장관이 건설업계를 취임 초기부터 적폐의 대상으로 보고 매스를 들이 댈 시기만 찾고 있는 거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부동산 투기나 담합 등 건설업계 구태 등을 청산하겠다는 장관의 소신과 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김 장관의 마이웨이식 소신행보가 되레 건설업계의 자정 노력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 수장이 취임 초기부터 눈과 귀를 닫게 되면 수술대에 올라야할 환자의 진단자체가 잘못 나와 수술 자체가 엉뚱하게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혼밥하는 등 불통(不通)을 넘은 무통(無通)으로 쓴소리하는 야당을 멀리하다가 국민들의 심판을 받지 않았는가. 때문에 시장 파트너인 건설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것이 김 장관이 그토록 바라는 적폐청산이나 투기와의 전쟁에서의 승리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치인 출신 수장인 김 장관은 스스로 국토정챙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토부 휘하 간부들은 물론 학계 교수 등 주변에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이 즐비하다는 점을 주지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 관 주도 경제가 실패한다는 건 문재인 정부의 전신인 노무현 정부에서 전국 집값 폭등으로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는가. 이젠 시장과 업계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포퓰리즘 등 정치본색을 버리고 김 장관이 먼저 나서 시장·업계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한다. 불통으론 투기와의 전쟁도 적폐 청산도 남의 나라 얘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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