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진행된 박상진·장충기 피고인 신문에서최 씨에 끌려다녔다는 공통된 진술 나와장충기 전 차장 영재후원 관련 진술 뒤집기도
◇“승마지원, 최순실 때문에 변질”=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의 심리로 열린 제49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전직 임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은 최 씨의 영향력 때문에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이들은 당초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게 된 것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지원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2015년7월25일 이재용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박 전 대통령이 승마 지원이 미진하다며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전 사장은 “승마협회 부임할 당시 정유라 지원에 대해 신경 쓰라는 말도 못 듣고 최 씨에 대해서도 몰랐다”면서 “(당시)정유라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 못 했고 그저 선수 중 하나로만 인식했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은 2015년7월29일 독일에서 박원오 승마협회 전 전무를 만났을 때 최 씨의 영향력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사장은 “당시 박 전 전무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친분과 정유라 상황 등을 이야기했다”면서 “박 전 전무가 해당 이야기를 한 적 없다고 진술한 것은 거짓이다.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이야기 할 수 없는 내용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 전 사장은 “박원오 전 전무의 이야기 듣고 나니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삼성을 모략해서 이재용이 질책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장 전 차장 역시 독일 출장에서 돌아온 박 전 사장으로부터 최 씨 얘기를 들었고 존재에 대해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 씨가 삼성이 자신의 딸을 지원하지 않아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을 비방했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 씨의 영향력을 알게 된 후 이끌려 다녔다고 설명했다. 박상진 전 사장은 “최 씨가 작년 5월 말 에티오피아 순방에 동행했을 대 박 전 대통령과 악수했는데 이후 최 씨로부터 ‘악수 잘하셨냐’는 말을 들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건재하는 한 관계를 단절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최 씨 승마 선수 추가 지원 등의 계획을 방해하는 등 당초 삼성이 승마 선수 6명을 선발해 지원하려던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했고, 결국 승마지원 자체가 변질 됐다고 강조했다.
장충기 전 차장은 “대통령이 독대 때 질책하는 경우는 (과거에도)없었다”면서 “그래서 최 씨가 고자질, 험담을 하고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충기, 영재센터 2차 후원 진술 뒤집어=이날 장 전 차장은 최 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후원한 경위와 관련에서도 특검에서의 진술을 번복했다.
앞서 장 전 차장은 지난해 2월 15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마친 이 부회장으로부터 영재센터 2차 후원 계획안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에서 “안종범 전 수석이 건네준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이 자료를 청와대 말고는 받을 곳이 없어 특검 조사 당시 추측성으로 (이 부회장에게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계획안을 가져올 시간이 물리적으로 안 돼 다시 생각해보니 안 전 수석에게서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영재센터 사업 계획안이 든 봉투를 최지성 전 상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 전 차장에게 전달해 영재센터에 대한 10억원 규모의 2차 후원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당시 안종범 수석과 장 전 차장의 통화 내역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당시 열흘 정도 뒤에 박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 일정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을 통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냐”고 질문했고 장 전 차장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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