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신문에서 특검 주장 반박“정치적 오해 풀기 위해 노력해”
이 부회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JTBC와 관련해 얼굴을 붉히면서 불만을 표시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기 때문에 특검 주장처럼 삼성의 현안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재판에서 이 부회장은 피고인 신문을 통해 넉달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대통령과의 독대 분위기를 전하며 자신의 무죄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날 특검은 ‘2016년 독대에서 JTBC 얘기가 나온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강하게 얘기했다”며 그날 분위기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길게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처음에 삼성의 신사업 얘기를 하고 난 이후에 대통령이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외삼촌이지 않냐’면서 얘기를 꺼냈다”면서 “대통령이 ‘JTBC 뉴스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 ‘나라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라고 얘기하면서 ‘이적단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가 삼성 계열사였는데 얘기를 해보라”라면서 굉장히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에 이 부회장은 “독립된지 오래됐고, 손윗 사람이라 말하기 어렵다”다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굉장히 흥분해 “어머니가 누님이니 말씀드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이 살아계실 때”라고 잘못 말했다가 정정하며 “건재하실 때도 제가 말씀을 잘 못드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두 정치인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홍 회장이 정치 야망이 있는거 같은데 삼성이 줄을 대는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그 다음부터는 할말이 없었다”면서 “대화의 끝 부부은 JTBC 얘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특검의 주장처럼 청탁을 하거나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사무실로 돌아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대화 내용을 얘기했더니 일단 홍 회장에게 얘기를 전해주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날 오후 바로 홍 회장을 찾아가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바로 이행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저희를 정치적 의도가 있는 배후로 의심했기 때문에 안 챙길 수 없었다”며 “양쪽에 끼여서 곤란한 상황이 됐기 때문에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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