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화장품, 차에 이어 농식품까지···대책 없는 한국 정부정부, WTO 제소 놓고 6개월 째 고심···피해기업 자금지원도 한계사드 추가 배치에 2차 보복 우려···최대 147억6000만달러 손실
중국 측의 사드 보복 조치는 올해 초 관광·유통·문화 콘텐츠 분야를 시작으로 이제는 자동차 등 제조업으로까지 확산하는 등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류를 타고 증가세를 유지했던 농식품 수출마저 꺾여버렸다.
큰손인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유커가 급감하자 지난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면세점들도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라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현지 판매량은 7만여 대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가까이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납품 대금 지급 지연으로 중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현지 공장이 멈추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연간 농식품 대(對)중 수출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한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대중 농식품 수출은 6개월 연속 급감했다. 농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검역 당국 심사가 사드 배치 이후 엄격해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 조치는 소극적이다. 정부는 이미 6개월 전 중국을 ‘최혜국 대우 규정 위반’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경우 승리할 수 있다고 내부 법리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WTO 제소 카드를 선뜻 쓰지 않은 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 문제의 결정권을 가졌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을 압박할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지만 정부 교체기를 앞두고 사드와 북핵에서 중국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해 결정을 미뤘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부처는 “한중 정상 간 대화로 풀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무책임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대중국 수출 피해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를 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정부 자금지원으로 적자 대부분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한미군이 지난 7일 경북 성주 사드기지에 임시 배치한 발사대 설치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2차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된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보복이 계속될 경우 우리 경제가 입을 손실은 최대 147억6000만달러로 추산되며 경제성장률을 1.09%포인트까지 떨어뜨릴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피해기업들에 대한 단기적 지원책과 함께 중국에 사드 보복에 대한 부당성을 지금보다 더욱 강력히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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