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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FTA-사드 삼각파고에 휘청이는 한국경제

북핵-FTA-사드 삼각파고에 휘청이는 한국경제

등록 2017.09.04 17:10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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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강행···지정학적 리스크 부각돼 코스피 급락트럼프 한미 FTA 폐기 발언···폐기 시 수출손실 5년간 30조원中, 지속되는 사드보복···면세점, 관광업계, 자동차 등 ‘직격탄’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여기에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THAAD) 보복을 풀지 않고 있어 한국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북한의 핵실험 충격으로 4일 코스피는 2330대로 주저앉았다. 전날 북한이 단행한 제6차 핵실험으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돼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장 직후에는 40포인트 급락하며 2310대까지 추락했으나 이후 낙폭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모양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핵실험은 전쟁 위험 증대에 따른 기대수익률 악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외국인 수급 이탈로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다. 이날 환율은 6.2원 오른 1129.0원에 출발한 이후 1130원을 돌파하며 상승 폭을 키워가고 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앞으로 위협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이 된다면 이번에도 1150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며 “지금은 외국인들이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고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건국절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동북아 안보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를 언급했다는 외신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폐기를 준비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특별회의가 결렬된 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대미 수출 중 3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돼 관세율이 새롭게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간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세 분야에서 최대 170억달러(약 19조2000억원)의 수출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관세율 재산정을 통해 적자 폭을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킨다는 가정 아래 자동차산업의 수출손실이 101억달러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고 기계산업의 수출손실액도 55억달러나 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철강산업의 수출손실액은 14억달러로 추산됐다.

한국경제의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우리 기업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 측의 사드 보복 조치는 올해 초 관광·유통·문화 콘텐츠 분야를 시작으로 이제는 자동차 등 제조업으로까지 확산하는 등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유커가 급감하자 지난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영업이익이 47% 감소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는 면세사업본부를 축소했고 매출이 급감한 제주공항 면세점을 폐점 결정했다.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현지 판매량은 7만여 대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가까이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납품 대금 지급 지연으로 중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현지 공장이 멈추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피해기업들에 대한 단기적 지원책과 함께 중국에 사드 보복에 대한 부당성을 지금보다 더욱 강력히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팀장은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과 미국의 한미 FTA 재개정,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여기에 G2, 북핵 리스크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하반기 경제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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