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 9.6% 증가국토부 산하, 전체 35% 이상···인천공항 늘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현장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아 밝힌 약속이다. 하지만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은 더디기만 하다. 주변에선 청와대의 영(令)이 서지 않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비정규직 정책을 두고 정부 부처와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건 정부가 최악에 가까운 고용성적표를 받은 것도 모자라 정부 부처 산하 공기업들의 비정규직 수 증가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국토부 산하 23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비중은 전체의 35.1%에 달했다.
공교롭게도 비정규직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은 지난 5월 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장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근로자 수 9491명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수는 8260명(87.3%, 기간제 42명, 파견·용역 8218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6831명이던 것보다 늘어난 것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테크는 전체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93.7%로 23개 기관 중 가장 높았다. 673명인 전체 근로자 중에 비정규직이 630명에 달했다. 정규직 숫자는 43명에 불과했다. 코레일테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토부 산하기관 중 전체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적받았다.
민 의원은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공공기관에서조차 비정규직 비율이 35%가 넘는다”면서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으로 조속히 전환하고, 앞으로도 직접고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일자리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의 비정규직 수 증가율은 지난해 정권 공백 당시보다 새 정부 들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올라온 산업부 산하 공기업 16곳의 고용상황을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은 올 상반기 211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9.6% 크게 늘었다.
또한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산업부 산하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한국가스공사 등 37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이 평균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무색한 지경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무려 39%로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보였고, 한국디자인진흥원(38%), 한국산업기술시험원(37%),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35%) 등도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들어 비정규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국가스기술공사(1288명)다. 또 한국전력공사(652명·3%), 한전KPS(565명·9%), 한국가스기술공사(560명·29%),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52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손 의원은 “오히려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나는 공공기관도 있다는 것은 그동안 기관과 정부의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임기 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라는 문재인 정부 공약을 지키기 위한 정부 특단의 대책과 공공기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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