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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號 2기 인사코드···내실과 화합

윤종규號 2기 인사코드···내실과 화합

등록 2017.10.12 14:47

수정 2017.10.12 15:0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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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학연 접점 없는 허인 부행장 낙점영업력 내실 키워 ‘리딩뱅크’ 수성 주력성난 ‘勞心’ 달래기에도 역할 부여할 듯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사진=KB금융지주 제공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사진=KB금융지주 제공

3년 만에 다시 분리 선임되는 KB국민은행장에 허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서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인사 코드가 사실상 윤곽을 드러냈다. 윤종규 회장의 2기 인사 코드는 은행의 본원적 영업력 강화와 조직의 균형 발전으로 축약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신임 국민은행장에 허인 부행장을 내정했다.

은행장 단독 후보가 된 허 내정자는 오는 16일 임시주총을 통해 제7대 은행장으로 확정되며 오는 11월 KB금융지주 임시주총 때 비상임이사로 추천되면 은행장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허 내정자는 윤종규 회장과 직접적 접점이 없는 인물이다. 성장 배경이나 경력을 봐도 윤 회장과는 연결되는 부분이 딱히 없다. 윤 회장이 호남(전남 나주시 태생, 광주상고(현 광주 동성고) 졸업) 출신인 반면 허 내정자는 영남(경남 진주시 태생, 대구고 졸업) 출신이다.

학맥에서도 접점은 보이지 않는다. 윤 회장이 상고를 나와 외환은행 행원 시절 성균관대 경영학과 야간 과정을 졸업한 것과 달리 허 내정자는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전형적 엘리트 코스 출신자다.

태어난 지역도 다르지만 출신 은행도 다르다. 윤 회장의 은행원 경력은 외환은행 근무가 전부다. 국민은행으로 온 것은 지난 2002년 재무·전략기획 담당 부행장으로 영입됐을 때다. 허 내정자는 1999년 국민은행과 통합된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다.

그럼에도 윤 회장이 허 내정자를 업무 파트너로 삼은 것은 그동안 허 내정자가 보여준 업무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허 내정자는 기업금융과 여신심사, 전략, 재무 등 은행 곳곳의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인사로 분류된다. 은행 안팎에서 여러 일을 맡아봤던 만큼 어떤 일을 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특히 15년 가까이 기업금융 부문을 전담하며 일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허 내정자는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전산 통합 추진 과정에서는 기업금융 부문의 원활한 전산 통합에 일조하기도 하는 등 상당 기간 기업금융 현장에서 일한 사람이다.

기업금융에 잔뼈가 굵은 허 내정자를 은행장으로 앉힌 것은 가계금융 중심의 경영에서 기업금융 중심 경영으로 환경을 개편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은행 경영 환경 개편은 금융당국이 호소하고 있는 은행 영업 행태 개혁과도 맥을 같이 한다.

또 허 내정자가 국내 영업에서만 역량을 쌓아왔던 만큼 허 내정자에게 국민은행의 국내 영업 역량 강화를 일임하고 윤종규 회장은 동남아 등 글로벌 확장 개척 작업에 주력하겠다는 방향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조직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허 내정자를 자리에 앉혔다는 점은 측근 심기 논란을 조기에 불식시키겠다는 일종의 ‘탕평책’이자 성난 노조의 심기를 달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어낼 수 있다.

당초 차기 은행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됐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 중 하나다. 양 사장이 은행장으로 온다면 ‘윤 회장이 최측근 인사를 조직 내 요직에 심기 시작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었다.

그랬던 만큼 상대적으로 윤 회장과 거리가 있는 허 내정자를 은행장에 앉혀 소모적 논란거리를 조기에 진화시키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통합 이후 처음으로 장기신용은행 출신 임원을 은행장에 앉혔다는 점도 조직 안정화의 일환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허 내정자는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그런 만큼 윤 회장의 연임과 허 내정자의 선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KB금융 노조 달래기에 허 내정자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 윤 회장은 이러한 역할을 허 내정자에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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