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사에 대출자 ‘비상’ 가계 대출금리 인상폭 기준금리보다 높아저소득층 부담 가중으로 대출 부실 우려도금리 1%p 인상시 고위험가구 2만5000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10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0.25%p 높여야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금통위에서 금리 조정과 관련된 소수의견이 나온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며 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것은 6년 1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알리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의 2배 이상 오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출자에게는 적잖은 고민을 안길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 1월에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미국 정책금리 인상폭의 2배 가까이 올랐고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도 4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즉 기준금리가 1%p 오르면 대출이자는 최대 3%p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미 금융권의 금리 인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이달 16일 공시한 9월 코픽스(COFIX) 금리는 8월보다 0.05%p 상승한 1.52%로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동시에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17일부터 일제히 0.05%p 상승했다. 여기에 은행이 취급하는 일부 신용대출 상품도 금리가 인상됐다. 미국발 금리 인상 조짐에 각 시중은행이 서둘러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들이 받은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부채 상환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는 41만5000개였고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부채의 7%에 달했다. 아울러 한은은 대출금리 1%p 상승시 고위험가구가 2만5000개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1%p 오르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476만원으로 168만원 늘어나며 한계가구가 감당해야 하는 이자 부담은 332만 증가한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만큼 대출을 계획한 사람은 기간에 따라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등 조건을 신중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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