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주회사 밖 LG상사 지주회사 편입공정위 지주회사 전수조사 대비 선제대응삼성그룹도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 나서현대차, 현대라이프 경영권 푸본에 넘길 듯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사안을 전담하는 부서다. 최근 인력확충과 조직정비를 마무리하고 오는 12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5대그룹 간담회에서 기업집단국의 첫 임무로 대기업 공익재단 전수조사를 꼽았다. 공익재단의 계열사 보유 지분이 오너가의 경영권 유지에 사용되는 경우를 찾아낼 방침이다.
이후 지주회사 실태조사에 돌입한다. 지주회사는 주로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로열티나 컨설팅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데 불합리한 부분이 없는지 살피겠다는 것이다. 또한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가능성이 높은 지주회사 밖 계열사 문제도 살펴볼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간담회에서 5대그룹을 대표들에게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하기 전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행보는 LG그룹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LG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던 LG상사를 지주회사 내로 편입시키겠다고 9일 발표했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개인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LG상사 지분 24.7%(957만1336주)를 인수한다. ㈜LG가 지주회사 편입 요건인 2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LG상사는 지주회사 밖 계열사서 지주회사 계열사가 된다.
지주회사 모범생으로 꼽히는 LG그룹은 공정위의 실태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LG그룹이 LG상사를 지주회사로 편입하면서 남은 지주회사 밖 계열사는 지흥 한나만 남게 됐다. 지흥은 구본준 LG 부회장의 장남인 구형모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때문이라기보다는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다양한 여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도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조용히 지배구조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과 한화는 지난 2014년 빅딜을 통해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4개 회사를 거래했다. 4개 회사는 현재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한화테크윈·한화시스템이 됐다.
거래 당시 삼성그룹은 한화 측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한화종합화학 지분 일부는 2022년 이후에 매각하기로 했는데 계획을 변경하고 서둘러 매각에 나선 것이다. 삼성이 매각을 추진하는 지분은 삼성물산(20.05%)과 삼성SDI(4.05%)가 보유하고 있다. 매각 대금은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삼성그룹은 매각 대금을 금산분리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SDI는 신규순환출자를 할 수 없는 만큼 신규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상조 위원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캐피탈·카드·증권·보험 등의 금융계열사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대라이프생명에서 손을 떼려는 수순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라이프생명 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라이프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2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에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 경영악화로 인한 선택이지만 금산분리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SK그룹도 마지막 남은 금융계열사인 SK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그룹 내 소그룹 체제인 SK케미칼도 지주회사 전환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지주회사 롯데지주가 출범시키고 순환출자 구소를 해소하기 위한 후속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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