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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맞수’ 윤종규-조용병···같은 듯 다른 ‘亞 1위’ 공략법

금융지주 ‘맞수’ 윤종규-조용병···같은 듯 다른 ‘亞 1위’ 공략법

등록 2017.11.22 07:1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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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이머징 마켓’ 중점 공략에 방점신한금융, 글로컬라이제이션으로 차별화

금융지주 CEO 맞수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아시아 1위 금융그룹 등극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사진=뉴스웨이DB금융지주 CEO 맞수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아시아 1위 금융그룹 등극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사진=뉴스웨이DB

금융지주 CEO 맞수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아시아 1위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같은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목표 달성을 향해 가는 속도와 방법은 미묘하게 다르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연임 안건이 가결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윤 회장은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탄생한 연임 회장이 됐다.

윤 회장은 취임일성으로 “안정화된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갖추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 KB금융그룹을 아시아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발언 중 핵심 문구는 ‘아시아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대목인데 8개월 전 똑같은 말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윤 회장의 맞수인 조용병 회장이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제3대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2020년까지 신한금융그룹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찌 보면 윤 회장보다 조 회장이 아시아 1위 금융그룹 도약에 대한 의지를 훨씬 먼저 피력한 셈이 됐다.

결국 윤 회장과 조 회장은 앞으로 3년간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겨뤄야 하는 입장이 됐다. 올해 연간 누적 순이익 경쟁은 2조7577억원의 이익을 낸 KB금융지주가 불과 513억원 차이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전체적인 순이익으로만 보면 윤 회장이 근소하게 이기고 있지만 글로벌 성적으로 보면 조 회장이 앞서는 형국이다. 전체 이익 중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비중은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 1위 금융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야 한다. 두 회장 모두 해외 시장 우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전략을 살펴보면 미세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윤 회장은 남들이 먼저 진출한 시장에 뒤쫓아 가기보다는 ‘이머징 시장’을 적극 공략해 후발주자로서의 단점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반면 조 회장은 단순한 세계화를 넘어 현지화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을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윤 회장의 계획은 동남아시아의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펴겠다는 쪽이고 조 회장의 게획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지 당국이나 금융사와의 협조를 통해 현지법인 형태의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KB금융지주의 글로벌 확장 속도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더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먼저 진출해 쏠쏠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윤 회장은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일부 지역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신흥 시장인 만큼 이 지역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KB금융지주가 한발 늦은 지역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보충해서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조 회장은 “해외에서는 현지법인 형태로 금융 사업을 하는 것이 매우 이상적”이라는 원칙을 늘 강조하고 있다. 금융업 자체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 나라의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 조 회장의 의중이다.

같은 목표를 두고도 목표를 향해 가는 방법이 서로 다른 것은 왜일까. 금융권 안팎에서는 두 CEO의 평소 성품이나 각 그룹 간의 업무 문화, 그동안의 성과 차이 등에 따라 차이가 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동남아시아의 핵심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해외 진출보다는 현지화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이름값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며 “KB금융지주의 경우 출발이 늦은 만큼 이머징 시장에서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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