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1위’ 노리는 조용병, 전략병기는 ‘신한 初心’

발전 핵심 과제로 글로컬라이제이션 강조

“해외 현실 여건 어렵지만 정면돌파할 것”

신한式 현장 DNA 앞세워 목표 달성 자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사 신임회장 취임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지난 23일 새롭게 취임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아시아권 1위 금융그룹으로 가는 목표 중의 하나로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가속화를 꼽은 가운데 조 회장의 이같은 취임 일성이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세종대로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자 조화로운 성장, 글로컬라이제이션 가속화, 디지털 업그레이드, 신한 문화 계승·발전 등 4대 경영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언급한 목표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가속화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이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별 경영 풍토를 존중하는 현지화(Localization)의 공존 경영 방식을 뜻하는 합성어다.

쉽게 말해 신한금융그룹의 각 네트워크를 아시아 지역 곳곳으로 새롭게 넓히는 것을 넘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이미 자회사들이 진출한 지역에서는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체질을 강화시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은 20개국에 160개 채널의 해외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대부분은 신한은행이 진출했지만 비은행 분야에서도 베트남에서 성공 사례를 거둔데 이어 인도네시아에는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진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글로컬라이제이션 가속화 수단으로 현지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사업 허가 취득을 꼽았다. 가장 이상적인 해외 진출 방식이 현지 당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아서 직접 운영하는 현지법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지 당국으로부터 법인 영업 허가를 받아서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금융 산업 자체가 당국의 규제를 많이 받는데다 생활 문화와 언어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장벽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일부 금융그룹도 해외 진출 후 안정적으로 현지법인을 운영하는 점에 있어서 적잖게 애를 먹기도 했다.

조 회장도 이 점을 인정했다. 조 회장은 “세계화와 현지화를 모두 실천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면서 “경험해본 바로는 미얀마에서 사업 허가를 받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방식은 과거의 사례에서 찾기로 했다. 바로 신한은행의 초기 성장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형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1980년대 초 시장 상인과 영업점 주변의 인사들을 직접 만나는 ‘발로 뛰는 영업’으로 은행권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이것이 꾸준한 성장과 진화를 거치면서 오늘의 신한은행을 일궈냈다.

과거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해외에서도 열과 성을 다해 현지 당국과 교류를 넓히다보면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조 회장의 판단이다.

조 회장은 어느 정도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초창기와 비교하자면 최근 해외 법인의 성장이 상당히 빠른 편”이라며 “사업 허가가 어려우면 괜찮은 제휴 파트너와 협력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해외 시장에 대한 확장과 현지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조 회장은 “해외 진출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로 전사적인 총력 지원이 이뤄진다면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갈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