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대표서 농협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38년 경력 정통 ‘농협맨’, 특유의 영업력 호평 ‘2020년 3대 은행 도약’ 목표···수익성이 관건 영업본부장 경력 살려 수도권 지역 힘실을듯
27일 농협은행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열고 이대훈 전 대표를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최종 확정했다. 전날 농협금융 임추위가 그를 행장 후보로 추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미 금융권 전반에서는 이 전 대표를 유력한 농협은행장 후보로 거론해왔다.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둔 그가 별다른 사유 없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농협금융으로의 이동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에서다. 그는 사표가 수리된 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퇴직공직자 취업승인과 취업제한여부 확인 심사를 신청했고 지난 22일 심사를 공식적으로 통과하면서 농협금융에 몸담을 수 있은 자격을 얻게 됐다.
농협금융 측이 그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한 것은 지역농협과 농협은행, 상호금융을 오가며 농협 내 모든 금융업무를 경험했다는 강점과 특유의 영업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960년생인 이 신임 행장은 38년 경력의 정통 ‘농협맨’이다. 1981년 포천농협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래 다양한 업무를 맡아봤다. 2004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경기도청출장소장, 서수원지점장,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 기획과 현장부서를 두루 거쳤고 2016년 11월부터는 상호금융 대표를 역임해왔다.
특히 이 행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상호금융 대표로 발탁되면서도 상무급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표이사에 오르며 금융권 전반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그가 경기와 서울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해당 지역의 실적을 전국 꼴찌에서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또한 이 행장은 상호금융 대표 시절에도 특유의 능력을 발휘해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실제 상호금융은 5월 기준 여수신 합계액이 금융기관 최초로 500조원을 넘어섰을뿐 아니라 연체비율도 2015년 1.44%에서 0.39%p 내려간 1.05%를 기록하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와 함께 이 행장은 올초 조합원 영농자금대출 13만여좌에 대한 금리인하를 결정해 평균 0.64%p(247억원 규모)의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등 농업인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외부에서는 이력이나 성과 등을 봤을 때 이 행장이 부행장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농협은행 수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가 관건이다. 농협은행이 수익성 강화라는 과제를 짊어진 만큼 ‘영업통’으로 불리는 신임 행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로 새롭게 출범한 농협은행은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비록 농협은행이 지난해 거액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데 이어 3분기 누적 순이익 5160억원으로 연간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했으나 경쟁 은행에 비해서는 크게 뒤쳐져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민은행(1조8413억원)과 신한은행(1조6959억원), 우리은행(1조3785억원)과 KEB하나은행(1조5132억원) 등이 같은 기간 기록한 실적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약한 수도권 영업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도 이 신임 행장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다. 농협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도권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중은행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것은 이러한 여건과도 관련이 깊다. 때문에 이 행장이 과거 서울과 경기영업본부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수도권 영업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대훈 신임 행장은 사회적 책임 강화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농협 본연의 목적 달성을 위한 적임자”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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