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CEO 인선작업 재개···26일 확정될듯 농협은행장에 이대훈 前상호금융 대표 유력농협 내 모든 금융업무 거친 ‘적임자’ 평가손보·생명·캐피탈 중 한 곳은 교체 가능성도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26일 회의에서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 주요 자회사의 CEO 후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달 15일 3주 만에 다시 회의를 열고 계열사별 2~4명의 후보군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먼저 핵심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수장을 결정한 뒤 다른 자회사에 대한 퍼즐을 맞춰나갈 전망이다. 이경섭 현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이달말 만료되는 만큼 다음주 안에는 모든 절차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목을 끄는 부분은 단연 농협은행장의 향방이다. 당초 오병관 지주 부사장과 박규희 부행장, 고태순 농협캐피탈 대표 등 3파전 양상을 보이던 농협은행장 레이스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대훈 전 대표의 등장과 함께 그의 독주체제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사실상 농협은행장에 낙점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둔 그가 별다른 사유 없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농협금융으로의 이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이달 4일 농협중앙회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22일로 예정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심사를 기다리는 상태다. 농협중앙회가 공직 유관기관인 만큼 임원이 퇴직 후 재취업할 때는 심사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임원 인사가 연말까지 미뤄진 이유는 이러한 일정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38년 경력의 이 전 대표는 지역농협과 농협은행, 상호금융을 넘나들며 농협 내 모든 금융업무를 경험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1981년 포천농협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다양한 업무를 맡아봤다. 또 2004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 기획과 현장부서를 두루 거쳤고 2016년 11월부터 상호금융 대표를 역임해왔다.
특히 그는 지난해 상호금융 대표로 발탁되는 과정에서도 상무급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초고속 승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는 그가 경기와 서울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해당 지역의 실적을 전국 꼴찌에서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성과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상호금융 대표로 몸담으면서도 성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호금융은 5월 기준 여수신 합계액이 금융기관 최초로 500조원을 넘어섰을뿐 아니라 연체비율도 2015년 1.44%에서 0.39%p 낮춘 1.05% 수준을 기록하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이 대표는 올초 조합원 영농자금대출 13만여좌에 대한 금리인하를 결정해 평균 0.64%p(247억원 규모)의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등 농업인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외부에서는 이력이나 성과를 봤을 때 그가 농협은행장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 전 대표가 경쟁에 합류하면서 농협금융 CEO 인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여겨지던 오병관 부사장이 농협은행 대신 다른 자회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대표 중 한 명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앞서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와 고태순 농협캐피탈 대표, 이윤배 농협손해보험 대표 등은 유임이 점쳐졌으나 오 부사장이 이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경우 회사를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CEO 인사와 관련해 아직 장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하지만 일정을 맞추려면 다음주 안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야 하는 만큼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