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28.75% 급락유상증자 물량 부담 원인삼성중공업 행보 답습해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일 대비 3만9100원(28.75%) 급락한 9만6900원으로 거래 마감했다. 이는 전일 시간 외 거래 하한가로 예고된 일이기도 하다. 전일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가량 주가가 떨어져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25.74% 떨어진 10만1000원으로 거래 시작한 현대중공업은 장 중 29.26% 내린 9만6200원까지 하락했으나 개인 매도로 낙폭을 소폭 회복했다. 개인투자자들이 홀로 733억200만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나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이 각각 261억2200만원, 477억4500만원 가량의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며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전일 현대중공업은 장 마감 공시를 통해 차입금 상환 및 R&D(연구개발) 을 목적으로 들며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밝혔다. 유상증자는 추가 주식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기업들에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다.
그러나 대규모 신주 물량 발행 부담 등으로 유상증자 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기업가치의 레벨업 없이, 같은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의 주식 수만 늘어나게 된다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특히 시중 가격보다 싼 가격으로 발행하는 시가발행으로 기준가격을 정하는 유상증자가 많아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 역시 10만3000원으로 전일 종가인 13만6000원보다 약 25% 할인된 가격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물량과 가격 등을 고려해 당분간 현대중공업의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일 대규모 적자 및 유상증자 계획을 알린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개장 전 공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총 7300억원의 영업손실 전망 및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중공업 측은 “경영실적 악화 전망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 여건 경색 등 각종 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소식이 장에 전해진 뒤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하한가에 가까운 28.89%의 낙폭을 보였다. 또한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유상증자 공시 직후 현재까지 삼성중공업 주가가 상승한 날은 단 3거래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에 삼성중공업의 주가 하락폭은 44.44%에 달한다.
공통적으로 양 사 모두 재무구조 개선을 유상증자 이유로 들었으나, 투자 심리가 개선될 만한 설득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은 “증자 후 예상 PBR(주당순자산가치)은 0.55배로 저평가가 예상되나 현주가는 희석률 18.1%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매력이 없다”며 “4분기 적자 예상 및 신주 발행예정가가 현주가 대비 24.2% 할인된 점, 희석률 18.1%를 감안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증자 이유가 유동성 경색 때문이라기보다 시황회복을 누리기 위한 재무개선이라는 점에서 주가 충격은 덜할 전망이나 업계의 연이은 유상증자로 인해 산업재 섹터의 센티멘트(투자심리)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유재훈 연구원의 경우 “대형 조선사들의 잇따른 유상증자 발표로 조선업에 대한 단기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나 “단 수주증가, 선가상승 등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2분기부터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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