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 제시한 자구안 거절하며 투쟁사측,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임금 미지급 업계 “자구안 이행 못하면 법정관리 불가피”
10일 금호타이어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사측은 노조에 P-플랜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피하고 생존을 위해 ‘구성원들의 고용보장과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이행을 약속하는 노사동의서를 요청했다.
금호타이어가 마련한 자구안은 구성원들의 고용보장과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타이어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12.2%)을 기초로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금액(2922억)을 산정했다. 또한 회사의 현실과 경쟁력을 고려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목표금액 1483억(영업이익률 5.5%)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성됐다.
자구안에는 ▲경쟁력 향상 방안(생산성 향상, 무급 휴무, 근무형태 변경 등) ▲ 경영개선 절차 기간 중 임금 동결 ▲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삭감) ▲ 임금 피크제 시행 ▲ 복리후생 항목 조정(폐지, 중단, 유지) ▲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개선 등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자구안이 임직원에게 무리하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노조를 방문해 정상화를 위해 협력해 줄 것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김 회장 방문 이후 본교섭이 아닌 실무협의 형태의 교섭이 진행됐지만 노조 관계자들은 협상조차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자구안 동의 요구에 앞서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는 중국 공장과 총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해결이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될 과제다”고 주장하면서 오는 24일 서울로 상경해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상경 투쟁에는 비정규직을 포함한 광주·곡성공장 노동자 3000~4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노조의 이같은 행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시각이다.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악화로 인해 지난 12월 임직원 급여는 물론 1월 생산직 대상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도 주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이달 말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할 자금도 없는 상태다. 해당 차입금은 이달 28일 만기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채권단 등은 회사를 일단 살려보자는 입장인데 반해 노조는 경영정상화에 반대를 지속하고 있어 앞길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경영정상화에 동참하지 않고 계속해서 반대만 한다면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미 채권단은 지난 9일 금호타이어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속한 자구노력 이행 요청’ 공문을 보냈다.
채권단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과 금호타이어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다각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자구노력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어떠한 경영정상화 방안도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노조가 무책임하게 투쟁만을 벌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금호타이어가 현재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노조만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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