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 두나무 수장으로전수영 전 NHN엔터 부회장은 빗썸 대표로김정주 대표의 NXC, 코빗에 912억원 투자“교통 정리 후 가상화폐 시장 성장” 한 목소리
빗썸은 지난달 28일 전수용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전수용 대표는 게임사를 넘어 국내 종합 IT기업으로 탈바꿈한 NHN엔터테인먼트에 몸담기 전 ▲고도소프트 대표이사(2013~2015년) ▲모빌리언스 대표이사(2009~2011년) ▲이니시스 대표이사(2000~2012년) 등 여러 국내 IT기업 대표를 역임한 IT전문가 겸 전문 경영인이다.
빗썸은 전수용 대표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조직과 시스템을 탄탄히 다지고 새로운 블록체인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수용 대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빗썸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이때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우려 사항에 대해 자신도 깊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보다 성숙하고 안정화 될 수 있도록 빗썸이 앞장서 모범거래소의 본(本)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2014년 설립된 빗썸은 업비트가 등장하기 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위 사업자였으나 최근 개인정보 유출과 서버 중단, 입출금 지연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업비트에 자리를 내눴다. 전수용 대표는 빗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비스 전반을 재점검하고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IT기업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달 21일 업비트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두나무의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이석우 대표는 2011년 카카오에 입사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신화를 일군 인물이다. 2014년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하는 과정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을 맡았으며 이후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에서도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석우 대표가 지휘하게 될 업비트는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시 2개월 만에 회원 수 120만명,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 일 최대 거래액 10조원 등을 달성하며 현재 빗썸을 제치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석우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과 블록체인 산업 비전과 함께 두나무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신임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며 “두나무가 새로운 금융혁신 산업의 리더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원동력을 불어넣어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업비트의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정주 대표의 엔엑스씨는 지난해 9월 코빗의 주식 12만5000주를 912억5000만원에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엔엑스씨가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포함해 코빗 지분율은 65.2%로 늘었다. 엔엑스씨 측은 가상화폐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이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 다각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빗 인수는 김정주 대표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2013년 세워진 국내 첫 암호화폐 거래소며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김정주 대표가 코빗을 인수하면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시장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유영석 코빗 대표에게 지분 매각 후에도 회사에 5년간 남아 경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설도 들린다.
엔엑스씨의 코빗 인수 후 넥슨은 직접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와 시장에선 나중에라도 넥슨이 게임사업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를 접목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로 게임머니를 충전하거나 게임머니로 가상화폐를 사는 식의 응용이 가능하며 게임 아이템 거래소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블록체인 업계는 국내 IT업계 유명인사들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는 점을 두고 시장 성장 가능성을 포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투기 열기와 보안 취약 논란이 지속되면서 정부에선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조치까지 언급되지만 일부 불안정한 거래소와 암호화폐가 정리되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정부 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 안정적인 가상화폐 거래소와 관련 가상화폐만 남고 교통정리가 된다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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