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전문가들 “펀드멘탈 변함 없어 단기적 호재로 봐야”

사업비전·반도체 업황에 따라 주가 등락 나뉠듯

주가 부양·수익성 위주 정책 일환으로 예상돼

그래픽=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실적 공시와 함께 50대 1의 액면분할 결정 공시를 함께 밝혀 31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결정이 수급 개선 차원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기업 가치는 변함 없기 때문에 단기적인 호재로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공시를 통해 유통주식 수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액면분할 결정으로 삼성전자의 발행주식의 1주당 가액은 5000원에서 100원으로 바뀌고 보통주식의 총수는 기존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늘어난다. 해당 내용은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시행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액면분할으로 가액이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플도 액면분할 이후에는 주가 흐름이 좋았다. 유동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액면분할은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건재 유화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가 높아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 위주 종목이었지만 이번 액면분할로 개인 자금이 입성될 수 있게 됐다. 수급에 새로운 주체가 생긴 것”이라며 “수급 한가지가 플러스됐기 때문에 디스카운트 받던 부분이 정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상승 중이다. 31일 오전10시2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삼성전자는 전장대비 14만6000원(5.86%) 오른 26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 한때는 8%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로 인한 주가 상승은 단기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에 기본이되는 기업 펀드멘탈 자체가 변화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재 연구원은 “단기로는 호재가 확실하나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반도체 시황이나 디스플레이 부분 실적 등이 주가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센터장 역시 “중기적 관점으로 봤을때 펀드멘탈에 변화는 없다. 단기적인 효과로 봐야한다”며 “오늘 삼성전자가 컨퍼런스콜 같은 것을 할텐데 앞으로 사업비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삼성전자의 주식 분할 결정은 삼성전자의 경영기조가 여전히 수익성 위주이며 주가부양에 대한 의지가 명확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효과보다 더 중요한 점은 경영 전략에 대한 확인이다. 이번 주식 분할 결정은 삼성전자의 경영 기조가 여전히 수익성 위주라는 것에 대한 근거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주식 분할,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과 함께 수익성 증가가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따라서 회사가 주식 분할을 하면서 경영전략은 수익성 위주에서 경쟁 위주로 바꾼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삼성전자의 DRAM 등 메모리 부문에 대한 경영 전략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위주로 전략으로 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